어제는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한국은행의 창립 53주년을 맞아 [변화하는 경제환경에 대응한 전북지역 발전 전략]이라는 주제로 한국은행 전북본부에서 학술회의가 개최되었다. 발표자와 토론자, 그리고 행사에 참여해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
한국은행 전북본부는 과거에도 수차례 학술회의를 개최하여 지역발전에 대한 학문적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왔는데 이번 학술회의는 주제에 있어 과거와는 조금 다른 접근방식을 선택했다.
전기-기계 관련산업 정착을
아무래도 한국은행이 금융기관인 만큼 이전에는 금융기관이 지역발전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루었으나 올해에는 지역경제 발전에 있어 실물경제 및 재정의 역할을 주제로 하였다. 이는 지역경제 발전의 지원기능을 담당하는 금융보다는 실물부문이 지역경제의 성장을 주도할 뿐만 아니라 재정이 지역경제 발전에 미치는 영향이 금융 못지 않게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학술회의에서 먼저 전북대 최낙필 교수는 [지방분권화시대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략산업 육성 방안]에서 지역별 산업구조를 다각적으로 조명하고 고성장 지역의 특징 분석과 전북지역의 비교우위산업 선별을 통해 전북 경제를 이끌어갈 전략산업을 제시하였다.
최교수는 전북경제의 산업구조 변화가 여타 고성장지역과 같은 방향으로 일어나고 있고 특히 자동차 및 트레일러 부문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어 전기, 기계 등 관련 산업을 지역특화산업으로 정착시킴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또 신기술 산업의 최적입지 조건이 과거 굴뚝산업시대와는 달라 전라북도가 노력한다면 새로운 지식기반 산업의 메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교수는 정보통신 산업중 주력 업종에서의 경쟁력 부진으로 성장 가능성에 제약이 있다는 점, 생산량으로는 고성장을 나타내는 전북경제가 부가가치 기준으로는 저성장을 보이고 있어 생산활동의 고부가가치화가 필요하다는 점, 전북의 주요 육성산업의 하나인 영상 부문이 산업구조상의 경쟁력이나 노동 효율성 면에서 열위에 있어 철저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전북경제가 전략산업 선정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로 지적했다.
뒤 이어 전주대학교의 이방식 교수는 영국, 독일 및 일본의 지방재정 조정제도를 살펴 본 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지방재정 조정제도 개편 방향]을 제시하였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되고 지방분권과 지역 균형발전이 강조되고 있는 지금에도 각 지방의 재정자립은 여전히 해결되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특히 재정자립도 24.6%로 지자체중 재정자립도가 바닥권에 머물고 있는 전북으로서는 지방재정 조정제도의 개편이 더욱 절실하다 하겠다.
지방재정 중앙의존도 낮춰야
이교수는 발표 연구논문에서 재정조정 의사결정 구조의 분권화와 민주화, 수평적 재정조정기능의 강화, 공동세 제도 도입 등을 통해 지자체간 재정력 격차를 축소시키고 중앙에 대한 지방재정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제도 개선은 중앙 및 지방 정부간, 지역간 이해관계가 달라 정치적으로 실현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전국의 고른 발전만이 수도권 집중화에 따른 국토 사용의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견고한 경제성장의 발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지방재정 조정 제도 개선에 대한 지속적인 요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번 학술회의는 안으로 전략산업 선정의 합리적 기준을 제시하는 한편 대외적으로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제도적 개선이라는 문제를 제기하는 데 의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한국은행 전북본부는 앞으로 매년 학술회의를 개최하여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토론의 장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노력이 전북경제 발전에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崔成柱(한국은행 전북본부장)
*최성주 한국은행전북본부장은 47년 전남 출신으로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72년 한은에 첫발을 내딛어 외환관리부, 조사부, 광주지점, 인력개발실, 기획국 법규실장, 경남본부장 등을 두루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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