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저는 사업상 알게된 갑에게 1년 전에 사업자금명목으로 5천만 원을 빌려주었습니다. 갑은 저에게 돈을 빌려가면서 매월 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주고 1년 후에 갚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갑은 최근 4개월 간 이자도 지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파산위기에 처해 있어 원금도 갚을 수 없다고 하면서 마음대로 하라고 합니다. 이 경우 갑을 사기죄로 처벌할 수 있나요?
A)위의 사례에서 논점은 갑이 귀하로부터 돈을 빌릴 당시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기망속이는 행위)의 고의(범죄의사)를 가지고 있었는지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돈을 빌릴 때부터 갚을 의사나 갚을 능력 없이 귀하에게 돈을 빌렸는지의 여부입니다.
형법상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지게 하고 그로 하여금 처분행위를 하게 함으로써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편취행위)에 성립합니다(형법 제 347조). 여기에서 기망(欺罔)이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고 사람을 착오에 빠뜨리는 모든 행위를 말합니다.
차용금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여부에 관하여 판례는 "차용금 편취에 의한 사기죄가 성립하는지의 여부는 금전차용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금전차용자가 차용당시에는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면 그 후에 차용사실을 전면 부인하면서 변제를 거부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순한 민사상의 채무불이행에 불과할 뿐 형사상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으며 또한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고의가 존재하는지 여부는 금전차용자가 자백하지 아니 하는 한 범행 전후의 차용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였습니다(대법원 1996. 3. 26. 선고 95도3034 판결).
즉 계속적인 금전거래나 대차관계를 가지고 있으면서 일시적인 자금 궁색 등의 이유로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게 된 경우에는 그러한 결과만으로 금전차용자의 행위가 편취하려는 범죄의사에서 비롯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금전차용에 있어서 단순히 차용금의 진실한 용도를 말하지 않은 것만으로는 사기죄가 성립되지 않습니다(대법원 1993. 1. 15. 선고 92도2588 판결). 그러나 이미 많은 부채의 누적으로 변제능력이나 변제의사마저 극히 의심스러운 상황에 처하고서도 이러한 사실을 숨긴 채 피해자들에게 사업에의 투자로 큰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속여 금전을 차용한 후 이를 주로 상환이 급박해진 기존채무변제를 위한 용도에 사용한 경우에는 금전차용에 있어서 편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1993. 1. 15. 선고 92도2588 판결).
따라서 위 사례의 경우, 돈을 빌리기 전후의 갑의 재력, 환경, 빌린 돈의 액수, 거래의 이행과정, 귀하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해 볼 때 갑이 귀하로부터 돈을 빌릴 당시부터 갚을 의사나 능력 없이 귀하에게 돈을 빌린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형사상 사기죄로 처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일 돈을 빌릴 당시에 갚을 의사나 능력이 있었으나 차후에 불가피하게 돈을 갚지 못하게 된 경우라면 단순한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해당하게 되어 사기죄로 처벌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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