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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한국정치와 호남민심

 

지금부터 30여년전 박정희 대통령은 경제개발에 큰 업적을 남겼지만 장기집권 욕심을 버리지 못하여 유신체제를 만들었다. 대통령 선거를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바꾼 것이다.

 

유신체제를 선언한 직접적 동기가 호남출신의 김대중 대통령후보에게 정권을 넘겨줄 뻔했던 1971년의 선거였다. 호남민심은 민주주의 기본원리에 어긋나는 유신체제를 심증적으로 거부했다.

 

결국 유신체제는 10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졌다. 정권을 수호해야 할 최고 책임자인 중앙정보부장이 대통령을 시해한 것이다. 그러나 민주정치는 바로 복원되지 않았다.

 

군부세력이 개입하여 정권을 무력으로 쟁취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호남민심이 이를 허용할 리가 없었다. 그래서 광주민주화운동이라고 부르는 광주사태가 발생하였다.

 

그러나 광주민주화운동도 한국의 민주정치를 즉각 복원시키지 못하였다. 7년의 세월이 흐른 1987년에야 대통령직선제를 복원하는 6?29선언이 나온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되었지만 호남출신의 김대중후보가 대통령이 되기까지는 10년의 세월이 더 필요했다. 호남 사람들은 김대중대통령을 만드는데 30년 가까운 시간을 보내야 했던 것이다.

 

지난해의 대통령선거에서 호남사람들은 노무현후보에게 90%이상의 압도적 지지를 보여 주었다. 호남민심은 한나라당의 수구냉전적 정치성향을 거부하고 남북한 화해협력과 정치개혁을 주창하는 노무현후보를 선택한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호남민심은 노무현대통령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 경제사정도 악화되었고 국정운영에서 미숙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와중에서 민주당이 분당되고 신당이 생기게 되자 심기가 불편한 상황이다.

 

민주당에 잔류하려는 세력과 신당을 창당하려는 세력과의 차이점이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하기 전에 노무현대통령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신당에 호감을 주지 못하는 것이 오늘의 호남민심 동향이다.

 

그러나 임기 4년 이상을 남겨놓고 있는 노무현대통령이 완전히 실패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 역시 노무현정권을 탄생시킨 호남인들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일이다. 따라서 노무현대통령이 잘못하는 것은 바로잡아 주고 잘해 보려는 것은 적극 밀어주는 것이 민주당에 소속해 있던 정치인들의 온당한 자세일 것이다.

 

노무현대통령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야당이 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호남민심에 부합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이상과 같은 한국정치사에서 호남민심의 큰 흐름은 호남 출신 대통령을 만들어 보겠다는 집념도 깔려 있었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정치의 민주화를 기필코 성취하자는 것이었다.

 

이제 3김 정치시대는 막을 내렸다. 그래서 우리국민들은 한국정치가 달라질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호남민심도 결코 구시대 정치가 계속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국회에 때묻지 않고 경륜 있는 인사들이 많이 진출해야 한국정치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호남민심은 새로운 정치를 지향하는 경륜 있는 인물들을 국회로 많이 보내서 한국정치 변화를 주도하기를 기대할 것이다. 그것이 한국정치의 민주화를 선도해온 호남인들의 자존심이기 때문이다.

 

/강봉균(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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