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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취업과 대학원 진학의 차이

대학을 마친 자녀가 대학원에 진학한다면 아마 요즘 같은 불경기가 아니더라도 "뭐 하러 대학원에 가냐? 외국 박사도 교수자리가 별 따기만큼 어렵다는데...”하며 달가워하지 않을 부모들이 많을 것이다.

 

대학원은 전공의 심화과정이자 그 전공 분야의 학문에 대한 입문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그 전공에 관련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어떤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각 주제에 대한 기초이론들은 어떻게 정립되어 있는가를 각종 문헌이나 학위논문 등을 통하여 공부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개인적으로 더욱 심도있게 연구하고 싶은 주제나 분야를 생각하게 되고 그렇게 결정한 부분에 대하여 논문을 쓰면서 연구방법을 익히게 된다.

 

예전에는 대학원 진학을 교수가 되기 위한 과정으로 보는 시각이 강했지만 지금은 다양한 대학원 제도가 마련되어 본인의 사회 활동과 관련된 세부 전공을 더욱 익히기 위하여 진학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물론 학부 과정도 많이 변했다. 대학의 학점이 이미 수년 전에 136학점으로 하향 조정되어 부전공이나 복수전공을 이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학생들이 선택하는 전공이 다양해졌다는 점에서는 매우 고무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제도적으로는 전공이수 요건이 크게 완화되어 해당 전공의 심층적 지식 습득에는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되면서 올해부터는 다시 전공 필수 요건이 상향 조정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전공에 따라 차이가 있긴하지만) 학부를 나와 사회의 전문가로 바로 발돋움하기에는 역부족한 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 그래서 경우에 따라서는 대학원을 수료해야 비로소 전공을 시작한다고(최소한 이론만이라도) 이야기 할 수 있을 만큼의 상황이 되기도 한다.

 

기실 대학원 진학에 대하여 부모 입장에서는 우선 경제적으로 대학 마치기도 어려운데 무슨 대학원인가 반문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오히려 학부에 비하여 그리 불리한 여건이 아니라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거쳐간 대학원생 제자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느낀 점은 대학원이 전공 공부 그 이상의 가치가 매우 많다고 하는 점이다.

 

스스로 과제를 찾아 해결하고 발표하면서 2년 간의 세월을 거치다 보면 입학 때의 도도한 표정이 뒤에 겸손한 인격체로 성장하는 모습을 여러 번 보면서 대학원의 과정이 인간적인 점에서도 매우 의미 있고 가치가 있음을 느꼈다. 뿐만 아니라 과제 해결 과정에서 얻어지는 문제의 처리 해결 능력은 일상의 생활이나 사회에서도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는 논리적 사고와 통찰력으로 발전된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자녀의 취업을 강요하고 대학원 진학을 막무가내로 반대하는 일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내 아이의 진로에 대하여 본인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해주고 스스로 독립된 생활을 일궈낼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의 자녀의 생애 계획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선희 전북대 교수·생활과학부

 

약력

 

박선희 교수는 전북대 생활과학대 학장을 역임했으며 94년부터 1년동안 일본 쇼와여대 국제문화연구소 객원교수를 지냈다. 현재 전라북도문화재위원회와 지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주거학회 부회장과 한국공간디자인협회 감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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