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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절제의 미학

최근 우리 사회의 돌아가는 걸 보면 정신없기 그지없다. "차떼기"로 대변되는 몇 백억에 달하는 정치자금, 서로 치고받는 난타전을 연상케하는 각 당 대변인들의 성명전, 총선을 눈앞에 둔 정치라이벌끼리의 숨막히는 대결은 중앙과 지역사회를 막론하고 필부들에게는 혼라란의 연속이다.

 

이와 더불어 각종 현안마다 목청을 돋구는 이익집단들의 가시돋친 주장들은 가히 백가쟁명의 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 지울 길 없다. 사회의 변화는 말 없는 다수의 조그마한 실천에서 시작된다는 현자들의 말을 곱씹어 보면서도, 언제부터 우리사회가 이렇게 됐는지 반문하고 이럴 때일수록 내 주변의 일부터 차근차근 해결해 나갈 것을 다짐해본다. 며칠전 9시뉴스 종료시점에 조용히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란 앵커의 멘트를 볼 때 우리사회의 혼란스러움은 도를 넘은 것 같다.

 

하고 싶은 말을 거침 없이 쏟아 부어 상대방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며, 속된 말로 "맞으면 좋고, 틀리면 말고"식의 말들이 모여 우리의 직장과 사회를 큰 혼란의 세계로 몰고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곱씹어 볼 시점이 바로 지금인 것 같다. 특히 CEO를 비롯한 사회지도층은 더욱더 그러하다.

 

모든 말을 자기 생각대로 뱉고 난 뒤의 공허함은 이루 헤아릴 수 없어, 다음에는 더욱 강도는 강해지고 이는 상대방에게 더욱 큰 불행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요즘 유행하는 단어들을 생각해본다. "느리게 살기", "슬로우 푸드",

 

"슬로비(Slobbies)", 이 모두는 내면으로 자신의 몫을 찾고 내적으로 충실도를 더해가는 삶을 강조하는 말들이다. 자꾸만 혼란의 도를 더해가는 상황에서 자신의 삶에 충실하는 마음의 거울을 하나쯤은 갖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나의 몫을 챙기기 전에 나의 일에 충실하고, 혹여 나의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기는 불씨가 되지 않았는지 각자가 곰곰히 생각해 볼 시점이다.

 

그러나, 요즘의 세태가 반드시 절망적인 것만은 아닌 것 같아 다행이다. 나는 이러한 흐름을 젊은이들한테서 찾고 있다. 우리 기성세대가 "새마을운동"으로 대변되는 산업세대인데 반하여 2030세대들은 성장의 과실을 맛보면서 자라, 요즘 유행하는 웰빙이나 웰룩킹등을 추구하며 자신의 내면세계를 되돌아 보고, 자신을 가꾸는 데 과감한 투자를 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한 투자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전북농협의 CEO로서 필자는 시간이 날 때마다 젊은 직원에게 학문이든 운동이든 자기계발에 열중하라고 조언을 아끼지 아니한다. 사회나 조직이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갈수록 자기 자신에게 침잠하며 뒤돌아 보는 생활자세가 더욱 중요하다는 충고와 함께 말이다.

 

자기명상, 독서를 통한 선인과의 만남, 각종 동호회에 적극 참여하면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말끔히 해소하거나, 요즘 유행하는 아침형 인간으로의 변신등은 자신만이 아니라, 우리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하여도 필수불가결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자기계발은 시작은 어렵더라도 일단 탄력이 붙으면 내면세계의 폭과 깊이는 더욱 확대되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자기 성취와 함께하는 재미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상대에 대한 비판과 자기의 주장을 펼침에 앞서 겸허히 자신을 되돌아 보고, 충고를 통한 발전을 이끌어 내는 절제와 자아성찰의 자세가 간절히 필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바쁠 때 일수록 돌아가라는 선인들의 말씀을 떠올리면서 말이다.

 

/고영곤(전북농협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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