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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전주권 개발 마인드 중요

사전을 보면 고향은 "태어나서 자란 곳”과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곳”으로 정의돠어 있다. 이미 조상 대대로의 땅에서 살아 온 사람이 별로 없으므로 고향이란 대개 태어나서 자란 곳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의 고향 이미지 역시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고향이란 웬지 많은 경험을 공유한 그래서 무언가 할 이야기가 쏟아져 나올 것 같은 그런 정서를 지닌 사람들끼리 그리고 이에 수반되는 오랜 역사를 지닌 장소성이 함께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시화 이후의 생활양식은 고향이야기와는 무관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고향을 묻는다.

 

오죽헌은 누구나 알다시피 율곡 선생이 태어난 집이며 이곳은 어머니 신사임당의 친정집이었다. 신사임당은 아기의 분만 때뿐만 아니라 이미 혼인 때부터 친정에서 거주하였으며 시댁인 경기도 집을 내왕하다가 율곡이 6세 때에 시댁 살림을 주관하기 시작하였다. 이렇듯 조선 초기에는 집안의 상황에 따라 가족의 거주 요건이 비교적 자유로왔다. 또한 선비들은 벼슬 후 낙향하여 풍광 등의 자연조건이 좋은 곳 아니면 외가나 처가 동네를 정착 거주지로 선택하기도 하였다. 그 당시 교통의 어려움이 지금과 비교도 할 수 없는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선비들은 심신을 닦기에 좋은 자연환경이 아니면 공생적 인간관계를 따라 거처를 선택하였던 것이다.

 

캐나다의 친환경 도시인 벤쿠버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늘 그 이름이 물망에 오른다. 이러한 위치는 천혜의 자연적 조건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캐나다의 지독하다고 할만한 도시 환경정책의 결과이다. 수많은 미국인들은 은퇴 후의 노후 거주지로 벤쿠버를 희망하며 실제 많은 이들이 이곳에 정착하고 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우리나라 사람들도 노후의 거처에 대하여 흥미를 나타내고 있다. 아직은 산이나 바다에 대한 단순하고 지엽적인 이야기가 많지만 일부에서는 동호인 거주지역을 조성하여 착실하게 노후 거주지를 대비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남편의 직장을 따라 가족이 이주한 뒤 그 지역이나 도시가 마음에 들어 아예 방향 전환을 하여 떠나지 않고 정착하는 경우도 점점 늘고 있다. 아마 멀지 않은 장래에 우리나라 안에서도 살기 좋은 거주지역의 순위가 매겨질 것이다. 그 때 우리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전주는 어느 위치에 들까? 역사적으로나 위치상으로도 매우 유리한 입장에 있는데 문제는 도시개발의 마인드이다. 은퇴 후 주거지로 좋은 곳이면 내 자녀의 성장환경에도 좋을 수 밖에 없다. 지금 당장 산업의 유치와 자본 유입이 시급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녹색 인프라가 주는 친환경적 혜택은 돈으로 금방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서 재고할 만하다.

 

이런 관점에서 전주권 개발을 주변의 전원 벨트와의 연계성을 살려 누구나 전주에서 살기를 희망하도록 친환경, 친문화, 친복지의 개념을 지닌 깨끗하고 쾌적한 도시로 만들어 가는 마스터 플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자녀를 위한 좋은 고향 만들기와 은퇴 후 거주지를 찾는 일이라면 아마 대한민국 엄마들은 발 벗고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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