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빵'저금통 들어보세요”
30일 전주송천초등학교 6학년7반 교실. 담임 손순희교사의 지시에 37명의 학생들이 일제히 빵모양의 저금통을 들어보인다. 저마다의 저금통은 지폐나 동전들로 제법 묵직하다.
'빵'저금통은 단순히 학생들에게 저축의식을 높이기 위한 교육수단에 그치지 않는다. 고사리손 학생들이 자신들의 용돈을 아껴 저금통에 차곡차곡 채운 성금은 국내는 물론 가난한 나라의 이웃들을 위해 정성스럽게 사용된다.
월드비전전북지부와 본사가 함께 마련하고 있는 '사랑의 빵 나누기'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것.
송천초등의 경우 6학년7반 외에도 재학생 1천6백여명 거의 대부분이 빵저금통을 품에 넣고 성금모으기에 여념이 없다. 어느새 묵직해진 저금통에 눈을 떼지 못한 채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아이들이 적지않다.
특히 최근 용천역참사로 용천소학교 학생 등 북한주민들의 참상소식이 전해진 탓인지 '이 저금통이 어디에 쓰였으면 좋을까'하는 담임교사의 질문에 학생들은 너나할 것없이 '용천역참사로 중상을 입은 북한 친구들 돕기요'라고 합창한다.
이 반의 경우 이미 저금통을 가득 채운 학생도 제법 있고, 부모를 졸라 저금통채우기에 재미를 붙인 학생들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소병운군은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용돈중에서 군것질을 하고 싶은 유혹을 참으며 저금통을 채웠다”며 "저금통이 갈수록 묵직해지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최한국군도 "이 저금통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어려운 이웃들을 도와줄 것이라는 생각에 저금통의 배를 채웠다”며 "가급적이면 용천역참사로 피해를 입은 아이들에게 쓰여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천초등 고질선교장은 "사랑의 빵나누기행사를 통해 학생들이 저축의식과 이웃사랑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동전한닢이 세상을 바꾼다'는 이름으로 마련한 이번 캠페인은 송천초등외에도 도내 초·중·고 1백73곳이 동참하고 있으며, 유아교육기관도 81곳이 뜻을 함께 나누고 있다.
지난달부터 올해 성금모금에 나선 월드비전은 조만간 저금통을 모두 수거, 적립금을 도내 저소득층 가정 아동들의 교육비와 급식비, 보건위생비 등에 지원할 예정이다. 또 월드비전의 해외사업지원과 북한 국수공장에도 지원하고, 용천역참사 돕기에도 값지게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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