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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좋은 집 선택하기

최근에 우리 가족은 새로 지은 집으로 이사를 하였다. 드디어 나의 오랜 숙원이었던 단독주택의 거주와 동시에 아파트로부터의 탈피가 가능하였던 것이다. 한국에서의 가장 보편적 주택 유형인 아파트의 인기는 외국인들에게는 매우 기이하게 보여지는 현상이다. 아파트는 잘 아시다시피 아파트먼트를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미국이나 캐나다에 있어서 아파트란 대개 다운타운의 중심 또는 인접 지역에 위치하여 도심에서의 일이 수월하도록 단기나 임시 거주자들을 위한 임대주거를 말한다. 이에 비하여 비교적 내부시설이 잘 갖추어지고 전망 좋은 위치에 놓여 일반인들이 개별 소유할 수 있는 공동주택을 콘도미니엄이라고 한다. 그 이외는 대부분 단독주택이나 다세대 주택이다. 땅이 넓어서 그렇다고도 보겠지만 이웃 일본의 경우 역시 인구수에 비하면 땅이 과히 여유롭지 못한 것은 우리와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인들 역시 아파트는 임대 개념 내지는 단독주택 소유 이전에 경제적 여건으로 인한 임시 주거라는 개념이 강하다. 그래서 일본의 큰 견본주택 전시장에는 매우 다양한 상품으로서의 단독주택 모델이 과거보다 더욱 고급스러워진 내부 공간구조를 지니며 일반에게 선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서의 아파트 선호 및 가치에 대한 평가는 무엇보다 상대적 개념이 강한 것 같다. 브랜드가치와 이미지에 대한 우선 순위가 집값의 주요 배경이었던 80년대의 영향이 아직 지속되는 면도 있다. 실제 가장 인기가 있었던 A사의 공간 구조는 생활 기능면에서 본 실내의 공간 디자인적 가치는 타사와 별로 차이가 없어 보였다. 이 후 아파트의 가치는 공간자체의 구조나 설비보다 어느 지역에 위치하느냐는 커뮤니티의 배경과 특성에 영향을 받기 시작하였다. 서울의 강남이나 분당 등을 선호하는 특성도 이의 한 예이지만 이 외에 과거와 달리 가족들의 다양한 생활양식에 의한 거주요건이 그만큼 단순하지 않음을 시사해 준다. 거대도시 서울과 달리 전주는 이러한 커뮤니티 배경의 영향이 아직은 그리 크지는 않아 보여 다행이다. 이러한 차이점이 커진다는 것은 도시의 불균형 발전을 의미하기도 하는 것이다.

 

도시가 기형적 발전을 가져와 시민들의 상대적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균형 감각을 갖고 마스터 플랜을 잘 계획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아울러 일반인들도 거주 위치를 정할 때는 정말 내 가족을 위한 보금자리로서 합당한 집을 선택해서 심신이 편안하고 건강한 삶을 누려야 할 것이다. 남과의 비교나 어느 아파트에 산다는 과시적 선택은 집이 지닌 본래의 의미를 상실하는 것이다. 집은 일상적 삶을 담는 가족을 위한 것이지 특별한 행사에 입고 가는 좋은 브랜드의 파티복이 아니다. 겉으로 보는 장식과 치장이 요란한 아파트일수록 건강주거 및 웰빙의 삶과는 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탤렌 마이데너가 웰빙은 어떻게 사느냐에 관한, 다분히 철학적인 코드이며 웰빙은 말 그대로 존재(being)의 안녕이자 완성이고 자기 스스로 만족스러운 삶이라는 말을 되새겨 본다.

 

/박선희(전북대 교수, 주거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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