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감사원은 '공항확충사업추진실태 감사'에서 김제공항건설을 연기ㆍ재검토하도록 결론을 내렸다. 감사원의 감사결과는 한마디로 김제공항이 "경제성이 없다”는 것이다. 경제성은 '비용 대비 효과'로 판단해 볼 수 있다. 먼저 비용 측면을 살펴보면, 김제공항건설에는 1999년부터 2006년에 걸쳐 약 1,400억 원이 투입되며, 여기에 공항시설 운영비용이 들어간다. 참고로 군장대교 건설에는 1,900억원, 전북의 농어촌 전원마을 조성에는 2,600억원이 소요된다. 익산-장수 간 61km의 고속도로 건설에 1조 1,249억원이 드니, 단순계산으로 고속도로 8km를 만드는 비용 정도면 김제공항을 건설할 수 있다. 그리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하는 사업이 아니라는 얘기다.
다음으로, 효과 측면을 보자. 김제공항은 지역경제의 필수 인프라로서 향후 산업발전에 기여하는 효과는 수 조원 대에 이르게 될 것이다. 공항 운영시의 항공운송수익 외에 공항건설사업에 따르는 경기 활성화 및 고용증대 등 부수적 효과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감사원은 "고속철도 개통 등에 따라 항공수요가 격감할 것”이라면서, 단기적 수요예측에만 의존하여 '공항건설 연기ㆍ재검토'라는 잘못된 결론에 이르고 있다.
감사원의 수요예측도 문제다. 수요예측은 어떤 '모델'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도출된다. 김제공항의 항공수요에 대해서는 '발전형 모델'과 '축소형 모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발전형 모델은 앞으로 전북지역의 경제발전전략이 제대로 추진되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이에 따라 항공수요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전제로 삼는다. 반면에, 축소형 모델은 향후 지역경제가 낙후되고 인구도 계속 감소할 것이라는 전제에서 예측을 한다. 축소형 모델에 기초한 감사원의 수요예측은 발전형 모델에서 보면 전혀 타당성이 없는 것이다.
작은 회사 하나를 차릴 때에도 초기 1~2년간은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 국가의 중요 인프라사업인 공항건설에 초기 적자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초기 적자를 우려하여 사업 연기를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일단 부지매입 후에 사업을 연기하자는 얘기도 있으나, 몇 년 뒤라고 상황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투자시기를 놓치는 우(愚)를 범할 뿐이다.
김제공항건설은 전북지역발전을 위한 야심 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기반시설로서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할 사업이다. 대중국교역의 증가 등 미래 환경변화에 대응할 국제공항으로서 김제공항의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다. 또한 앞으로 첨단기술 산업유치와 문화ㆍ관광산업의 육성 등 지역경제의 발전에 따라 항공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며, 10년 이내에 제2, 제3의 공항을 건설하자는 이야기도 나올 수 있다.
지난 90년대 중반 이래 다각적인 검토와 논의를 거쳐 추진되던 국가적 사업이 조변석개(朝變夕改)식으로 중단돼서는 안 된다. 인프라는 기본적으로 국가가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를 늦으면 내일은 한달을 늦게 된다. 우리가 오늘 해야 할 일을 머뭇거린다면, 우리와 후손들의 내일은 누가 보장해 주겠는가.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慧眼)과 결단이 필요한 때이다.
/2004년 7월 일, 채 수 찬
약력
전주고, 서울대 수학과 졸업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경제학 박사
미국 라이스대학 종신교수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초빙연구원
IMF외환위기극복 김대중 대통령 경제자문
다보스 포럼 한국 대통령당선자 특사 특별보좌역
제17대 국회의원총선거 전국최다득표 당선(전주 덕진구)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