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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디지털시대 전북발전 구상

 

 

나라 안팍이 온통 어수선하다. 밖에서는 이라크 사태를 둘러싼 테러와 반테러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으며, 나라안에서는 경기 침체, 수도 이전 문제, 이라크 파병 반대 등으로 민심이 중심(重心)을 잃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극단적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21세기를 맞이하며 좀더 나은 삶을 기대했던 사람들의 소박한 꿈은 무참히 무너져 가고 있다. 아직도 19세기형 부국강병을 표방한 약육강식의 힘의 논리가 지구촌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서구 근대 산업문명은 ‘죽임의 문화’였다. 더 많은 물질적 부를 소유하고자 능율성 향상이라는

 

명분하에 사람을 수단시하여 인간성을 파괴하고, 삶의 기본 터전인 자연을 훼손해 왔다.

 

그러나 정보기술혁명과 세계화의 물결은 새로운 삶의 양식과 삶의 공간을 창출?확보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서구 근대 산업문명의 어두운 잔재를 씻어내고 생명중심의 ‘살림의 문화’를 일구어 가야 한다. 삶의 무대 또한 지식? 환경?문화 무대를 축으로 한 사이버 공간을 확대해 가야 한다. 지난 세기가 물리적 영토를 무대로 국익경쟁을 벌였던 아날로그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물리적 공간과 사이버 공간의 융합 공간이 삶의 공간으로 부상하는 디지털 시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회발전을 온 생명이 한데 어울려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전 사회체제의 상향운동이라고 할 때, 우리가 추구해야 할 길은 무엇보다도 생명을 유지하고 북돋는 일이다. 아무리 과학이 발전한다 해도 사람은 생명체가 아닌 것을 먹을 수는 없으며 자연을 떠나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없다. 행복한 삶의 기초는 쾌적성(amenity)과 아름다움이다. 움직임의 자유로움을 보장하는 육체적 쾌적성과 삶의 가치에 관계된 정신적 쾌적성이 동반되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반 자연을 지향하는 도시화는 상대적 완전성을 지닐 수밖에 없어 진정한 삶의 기쁨을 줄 수 없다. 도시적 삶의 질은 인공세계의 쾌적성이 자연세계의 쾌적성과 조화를 이룰 때 보장된다.

 

쾌적한 자연환경 보유라는 점에서 전라북도는 아직은 국내의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다. 농업사회에서 윤택했던 우리 고장은 역설적이지만 산업화과정에서 소외되었던 것이 오히려 쾌적한 삶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담보하고 있다. 그런데도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심미적 심성이 결여된 단체장들의 야심찬 경쟁적 지역사업들은 우리들의 소중한 삶터인 자연환경을 너무 함부로 개발하여 훼손하거나 가치절하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전북도 또는 백제문화권 차원의 ‘쾌적한 삶의 공간 심의위원회’를 구성하여 ‘자연 그대로 ’ 보전해야 할 것과 ‘발굴 또는 개발해야 할 자원’을 심의?평가하여 장기적 전북발전 구상에 반영해야 한다. 전북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들의 생활공간에 존재하는 친근하고 쾌적한 소재들을 찾고 보전해 가는 일이다. 신 수도가 충청권으로 이전할 때 그 진가는 더욱 크게 드러날 것이다.

 

/박종주(원광대교수ㆍ행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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