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에서 '혁신'보다 더 많이 인구에 회자되는 말도 드물다고 생각된다. 기술혁신, 품질혁신, 정부혁신, 기업혁신, 조직혁신, 경영혁신, 지역혁신에서 영어식 표현인 이노베이션까지 합한다면 그야말로 무수한 신조어들이 만들어지고 또 사용되고 있다.
혁신(革新)이라는 말은 가죽신발 만들기에서 유래되었다 한다. 동물의 가죽은 처음엔 매우 지저분하며, 말리면 딱딱하게 굳어버리고 말아 어찌 보면 쓸모없는 것처럼 보였을 터이다. 그러나 기술자가 이 가죽을 삶고 그늘에서 말리고, 두드리고 또 주무르면, 매우 부드러운 전혀 새로운 물질이 창조된다. 지저분하고 보잘것없던 동물의 가죽이 몰라보게 새로워진 것으로 탈바꿈되는 것이다. 이처럼 가죽을 가공하는 작업과정에서 '혁신'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렇게 보면 미국의 경제학자 슘페터(Schumpeter)는 이를 더 유명한 말로 만든 장본인이다. 그는 기술의 발전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장의 개척, 소재와 상품개발, 상품 공급방식의 변경까지도 혁신으로 보았다. 이러한 혁신 요소에 최근에는 새로운 정보까지 추가시키고 있다. 요컨대 혁신의 6대 요소는 바로 신소재, 신기술, 신제품, 신시장, 신조직 그리고 새로운 정보인 셈이다.
슘페터는 혁신에 의해 투자나 소비수요가 자극됨으로써 경제에 새로운 호황국면이 형성되며, 혁신이야말로 경제발전의 가장 주도적인 요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혁신적인 생산방법의 도입은 물론, 기술의 발전과 그에 따른 경제구조의 개편을 강조하고 있다.
지역균형발전과 함께 지역혁신이라는 말이 요즈음처럼 빈번하게 사용된 적도 없었다. 이는 그간 지역불균형발전의 반영이며, 그만큼 이번 기회를 놓치면 그것을 해소할 다음 기회는 없을지도 모른다는 절박함의 표출이라 생각된다.
따라서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각 지역은 혁신요소를 찾고 그 역량을 극대화시켜야 하는 그야말로 '총동원시대'를 맞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전북의 지역혁신을 보았을 때, 우리가 고려해야 할 요소는 무엇일까. 그것은 무엇보다 이 지역만의 독창적인 발전적 소재를 발굴하는 것이 제일 급선무일 것이다. 이른바 차세대 지역발전의 핵심 소재를 찾는 것이다. 나아가 그러한 소재에 신기술을 접목시켜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또한 동북아 환황해권의 새로운 생산 및 물류기지라는 표방처럼 국제적 차원까지 고려하여 이를 실현할 새로운 글로벌 시장을 찾는 작업이 중요하다. 나아가 이러한 지역혁신체계를 이끌어 갈 새로운 리더와 그들의 열정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이러한 혁신체제를 요구하는 국내외적 뉴트랜드와 정보 찾기에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노베이션을 제창한 슘페터는 혁신을 '구태를 깨는 창조적 과정'으로 보았고, 또한 '혁신요소가 없다면 그것이 국가이던 지역이던 개인이던 그 미래발전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가장 중요하게 지적했다. '지역홀대와 소외론'도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실현가능한 지역혁신의 요소를 찾고, 또 그것을 성취하는 방법을 강구하는데 온 힘을 모아야 할 때라 생각된다.
/김민영(군산대 교수, 환황해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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