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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호남의 선택은 정동영 아닌 고건?

내일신문과 한길리서치는 최근 호남지역 주민들의 정치의식을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인터넷신문인 데일리서프라이즈(www.dailyseoprise.com)는 그 결과를 ‘호남의 선택은 정동영이 아닌 고건?’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소개하고 있다. 고건, 참 잘~ 나간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에서 서로 차기 대권주자로 모시려 하고, 그 여파로 열린우리당에서는 고건을 염두에 둔 민주당과의 통합론이 파열음을 내고 있다.

 

한길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고 전 총리와 정 장관 중 누가 대통령 후보로 더 낫다고 생각하는가?’ 라는 물음에 고건 60.5%, 정동영 22.0%로 나타났다. 전북에서는 고건 58.0%, 정동영 24.3%, 전남에서는 고건 61.9%, 정동영 20.8%였다. 전남북이 의미있는 차이가 없는 가운데 고건을 압도적으로 선호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호남지역의 정당 지지도는 열린우리당 31.3%, 민주당 14.2%였다. 열린우리당이 크게 하락한 만큼 민주당이 상승한 모습이다.

 

지금 시점에서의 이런 여론조사란 게 별 의미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과 여론조사 전문기관에서는 심심치 않게 조사결과를 내놓고 있다. 고건 전 총리는 전국적인 여론조사에서도 지금까지 압도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호남만의 현상이 아니다. 그럼 고 전 총리가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혹은 열린우리당+민주당의 대권후보가 되어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긴 설명이 필요없다. 이회창 씨나 이인제 의원이 반면교사다.

 

그러면 왜 열린우리당의 일부 인사들이 고건의 영입이나 민주당과의 통합을 거론할까? 줏대도 없고 자신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인사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당이 지리멸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민주당의 한화갑 대표는 절대 고건의 영입이나 열린우리당과의 통합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열린우리당의 소위 ‘실용파’라고 하는 당권파의 일부가 헛발질을 하고 있을 따름이다.

 

정 장관이 치이는 것도 이와 관련돼 있다. 호남민심은 개혁지향적인 반면에 정 장관은 문희상 염동연 등 실용파와 가까운 행보를 보인다는 것이다. 설령 사실이 아닐지라도 민심은 그렇게 읽고 있다. 본인이 색깔을 분명히 밝히지 않는 한 정 장관은 고향인 전북에서도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다. 위 여론조사가 그것을 뒷받침해준다.

 

물론 고 전 총리는 기존 정당의 대권후보가 될 수 없다. 나이도 그렇거니와 본인과 세 아들의 병역문제도 넘기 어려운 장벽이다. 그러나 고건 변수가 사라진다고 해도 정 장관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리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남북관계 개선에 공을 세운다 해도 그건 별개의 문제일 뿐이다. 위 여론조사는 정 장관이 평양에 다녀온 직후에 실시된 것이다. 반영이 됐다는 얘기다.

 

호남민심의 선택은 정확하다. 지역주의를 뛰어넘는 결기가 있다. 지지부진한 개혁작업을 깔끔하게 마무리함으로써 뒤를 깨끗이 하는 바탕 위에 삶의 질을 향상시켜줄 수 있는 후보를 지지할 것이다. 정 장관은 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그런 인물을 물색하고 있는 중이다. 고건에 대한 지지 표명은 허깨비다. 물어보니 하는 수 없이 대답한 것이고, 정동영은 아직 아니기에 고건이라고 한 것 뿐이다. 성찰할 일이다.

 

/김동민(한일장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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