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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디지털세대에 희망달기

한 온라인 리쿠리팅 업체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국내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생각하는 신입사원들의 국어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한다. 신입사원들은 영어로 하는 프리젠테이션에서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는데 반해, 한국어로 하는 기획안 수립과 논리력을 발휘하는 기타분야에서는 맥을 못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지나치게 중시하고 있는 외국어 구사능력, 국적 없는 인터넷용어의 범람에 기인한 한국어의 훼손 등을 그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지적들에 대하여 디지털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아날로그 세대로서 많은 동의와 반성을 하게 된다.

 

우리세대가 '어깨동무'등으로 대표되는 어린이 잡지를 보면서 다음달로 이어 지는 얘기는 어떻게 될지 한달여를 손꼽아 기다리고, 링컨 위인전을 보면서 '나도 커서 40대가 되면 링컨이 한 말처럼 내 얼굴에 책임을 져야지'하며 내 스스로 남몰래 다짐해 보던 감상과는 다른 그 무엇이 요즘 디지털 세대에 스며 있는 일반적인 정서일 것이다.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으로 대표되는 글쓰기의 기본을 알기 전에 TV, DVD등 영상물과 너무도 친숙해져 버려, 책을 읽고 감상문을 써보라면 두려움부터 앞서는 세대가 요즘세대라고 한다. 게다가 '엄지족'이란 신생어까지 만들어낸 이들은 휴대전화 하나만으로 거의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어, 앞서가는 전자제품 회사에서는 미래고객의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반면에 이들은 지난 2002월드컵과 대선에서 위력을 발휘했듯이 뜨거운 열정과 끼를 인터넷과 휴대폰 등의 통신수단을 통해 맘껏 분출함으로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기민함도 갖고있다. 따라서, 이들을 바라보는 기성세대는 안도와 불안감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어 글쓰기와, 함께 하는 공유문화의 측면에서 볼 때 안도보다는 불안감이 앞서는 것이 아날로그 세대인 필자의 솔직한 심정이다.

 

다독, 다작, 다상량의 경험이 부족한 이들이 논리를 전개하고 서론,본론,결론으로 이어지는 글쓰기에는 무척 약하다는 사실을 많은 곳에서 발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험이 부족한 이들에게 기업에서는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문서기안과 기획력을 새로 가르쳐야 하며, 필자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오죽하면 우리나라의 수재들이 모인 대학에서도 국어교육을 따로 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을까?

 

이들 디지털세대의 단점을 치유하기 위해서 이번 여름방학만이라도 집에서부터 TV끄기 운동을 벌여 볼 것을 제안한다. 이미 미국에서는 뚱보미국을 날씬한 미국으로

 

만들자는 차원에서 시작되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디지털세대의 상상력과 논리의 정연함을 가르치기 위하여 필요한 운동으로 생각된다.

 

일단 TV를 끄면 집에서의 시간이 한량없이 남을 것이고, 그 시간에 자녀와 대화의 시간, 독서와 글쓰기 그리고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운동프로그램 등을 정해 실천함으로서 새로운 가족애도 생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세대의 문제는 아날로그세대가 갖고있는 문제점의 유산이라는 솔직한 반성으로부터 시작하여야 한다. 우리세대가 강점으로 여기고 있는 대면과 공유의 문화를많은 반성과 재도약의 과정을 거쳐 열정과 끼라는 디지털세대의 장점과 결합시킨다면, 대한민국만의 새로운 문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만남과 부대낌의 문화에 익숙한 우리 아날로그세대는 절제되지 않은 만남과 소모적인 시간들을 줄이고, 조금이라도 일찍 귀가해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려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들을 디지털세대의 약점을 치유하는 소중한 기회로 십분 활용해야 한다. 이것은 우리의 직장과 대한민국을 강하게 만드는 지름길이기도 할 것이다.

 

/이상준(전북농협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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