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케팅 분야의 주요한 화두는 단연코 ‘웰빙(well-being)’이었다. 새로운 제품이 나오거나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웰빙이라는 단어를 앞에 붙였다. 웰빙 식품, 웰빙 가전, 웰빙 의류, 웰빙 찜질방, 웰빙 교회, 심지어는 웰빙 모텔까지 등장했다. 웰빙만 갖다 붙이면 돈이 된다는 기이한 현상까지 보였다. 그런가하면 어떤 이는 명상음악, 단전호흡, 요가 등 주로 정서적인 차원에서 웰빙을 풀어보려 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미래 상품의 특성과 기업의 대응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하여 “선진국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미래에는 ‘웰빙’에 친환경 개념을 더한 즉 건강과 지속 성장성을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인 ‘로하스’(LOHAS : 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적 상품개발이 필수적이라고 예견하였다. 미국은 2003년 이미 인구 비중의 32%가 로하스적 소비 트랜드를 형성하고 있으며,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하나의 커다란 추세로 자리 잡았는데, 이들은 고소득층보다는 의식 있는 중산층이라고 한다. 이 같은 친환경 트랜드는 교토의정서 발효에 따라 친환경 의식이 높아지고 주5일 근무제 등 소비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웰빙족과 로하스족은 모두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점은 비슷하다. 그러나 로하스족은 ‘사회적 웰빙’으로까지 소비패턴이 확장되어 있으며, 다음 세대에도 풍요로움을 물려준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로하스족은 경제적 차원을 뛰어넘어 이성적 소비를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웰빙족이 명품지향과 같은 물질적 만족에 충실하여 ‘잘 먹고 잘 살자’를 모토로 삼았다면, 로하스족은 ‘제대로 먹고 제대로 살되, 나와 함께 너의 삶도 고려하자’를 모토로 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현재의 너가 아닌 미래의 너도 고려하여 한계에 이른 지구환경을 보호하는 데 가치를 두는 사람들인 것이다. 이들의 소비생활 패턴을 보면 일회용품 줄이기, 장바구니 사용하기, 천기저귀나 대안 생리대 쓰기, 천연세제 사용하기, 프린트 카트리지 재활용 캠페인 등 환경을 먼저 생각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잘 먹고 잘 살되 환경을 생각하자’라는 로하스가 새로운 소비 트랜드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쇼핑몰을 중심으로 태양열을 이용한 제품과 천기저귀 등 로하스 관련상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는 제품 하나를 선택하더라도 친환경 제품인지, 재생원료를 사용한 제품인지 혹은 지속가능한 기법이나 농법으로 생산된 제품인지를 꼼꼼히 따져보고 구입할 것이다. 값이 조금 비싸더라도 이와 같은 제품을 기꺼이 선택할 것이다. 나는 웰빙족인가? 로하스족인가?
/정순량(시조시인·우석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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