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선진〉편에 「과유불급」이란 표현이 나온다.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뜻으로, 도를 벗어난 지나침을 경계함을 이르는 말이다.
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유수의 대기업체 CEO중 많은 이가 이 말을 좌우명으로 삼아 지나침을 경계하는 것을 경영의 제1원칙으로 내세운다고 한다.
97년의 외환위기 때도 지나침을 모르는 기업의 과도한 투자와 가계소비로 인하여 우리 경제가 어려움에 빠져 들었으며, 현재 한국경제 침체상황의 원인도 「도를 벗어난 지나침」에 기인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많은 사실을 접하고 있다.
대마불사의 신화에 젖어 빚을 얻어 빚을 상환하고, 문어발식 확장을 일삼았던 경영 아닌 경영방식과 정도경영을 벗어나 정치권과 관계에 기대어 사세 확장을 꾀하는 것 등은 분명 도를 벗어난 지나침이었다.
필자는 가끔씩 밥상머리에서 "나쁘다(부족하다)할 때 그만 먹어라."고 했던 선친의 가르침을 되뇌여 본다. 과식을 하면 당장 소화기능에 이상이 생기고, 이는 건강에 해가 되는 지름길임을 가르치는 말이었다. 즉 어렸을 적부터 「과유불급」의 논리를 몸소 익혀 왔다고 말할 수있다.
따라서, 성인이 된 지금 운동도 적당한 시점에서 마치고, 과식과 과음을 자제하여 건강 문제로 큰 소용돌이에 빠지지 않고 있다.
인구에 회자되는 표현 중에 "저 사람은 떠날 때를 아는 사람이다." "떠나는 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으로 남고 싶다."라는 문구가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는 절제와 중용, 그리고 과유불급의 논리를 몸소 실천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일 것이다.
조직 내에서 혹은 조직의 발전단계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후임자에게 다음 단계의 일을 넘겨주는 것이야말로 지나침을 경계하고 준비하는 자의 자세일 것이다.
또한 요즈음에는 직장인들의 자기계발에 관련된 책들과 리더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을 논하는 책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최근에 각광받고 있는 리더의 유형으로는 '섬기는 리더(Servant Leader)'가 있다.
부하직원에게 말을 많이 하기 보다는 많이 들으며, 부하직원을 지시대상으로 보기보다는 그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고, 그들의 개성과 인격을 살리는 리더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리더의 지나친 의견제시는 부하직원의 기를 살릴 수 없다는 염려사항을 고려한 지도자상이다. 이 역시 과유불급의 논리이다.
이제 우리 농업분야에서도 70~80년대까지의 식량부족시대에 통했던 많은 시비로 수확량을 늘리기 보다는, 농약의 사용을 줄이거나 아예 없애야 하는 소비자 지향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바야흐로 과도한 농약의 사용은 소비자로부터 철저히 외면받는 "농업의 과유불급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지나침은 부족함보다 못하다는 선인의 가르침이 현대 산업사회의 농업분야에 다시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우리 농업의 발전방향도 이 틀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현대사회는 IQ(지능지수)와 EQ(감성지수)시대를 넘어 NQ(공감지수)의 시대라 한다.
즉, 21세기는 원활한 인간관계가 중시되는 공감지수의 시대이다. 따라서, 도를 벗어난 지나친 자기 성의 구축과 욕심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지 못하여 이 사회의 미아가 될 수 있다.
「과유불급」- 시대가 새로워질수록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더욱 강조되는 선인들의 가르침이다.
/이상준(전북농협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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