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손해를 많이 본 한해였다. 더러는 되기도 하고 더러는 안되기도 하는게 사람 사는 세상 일인데 용케도 안되기만 한 한해, 그게 바로 전라북도의 2005년이 아니었나 싶다.
유치신청 문제를 놓고 전라북도가 차례를 각서로 보장받고도 눈 번히 뜨고 배신당한 날이 2004년 12월30일이었으니까 그 하루 걸러 뒤에 시작된 올해 전라북도는 배신당한 원통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한 셈이었다.
시작이 그래서였을까. 불운의 연속이었다. 끝없이 표류하며 터덕거리기만 하던 새만금 사업은 이제 소송에서 이긴다해도 그 핵심격인 신항구가 건설계획조차 없어 말하자면 ‘별 볼일 없는’ 상태다.
도 당국은 입만 열면 도민들에게 신항구 건설을 다짐하지만 그게 속임수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올해 안에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국토 종합개발계획 수정안에 새만금 신항구 계획이 단 한줄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바로 이 계획이 집행되는 2020면까지 새만금 신항구 건설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라는 것이다.
이 항구가 없으면 더 이상 군산 경제 자유구역도 이야기를 할 수 없게 된다고 했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의 필수조건이 좋은 항구라는 것이다.
이래 저래 새만금 때문에 도민들은 가슴이 찢기고 있다.
특히 군산은 주민들의 좌절감이 켜켜히 쌓였다. 악명 높은 매향리 사격장을 군산 앞바다 직도로 옮겨놓고 매일 죽어라고 폭탄을 퍼부어 대고 있다. 매향리 사격장은 그 지역 주민들이 결사반대하던 기피시설이었다. 직도사격장은 말하자면 전북도민들의 자존심을 까부수는 직격탄이다. 그뿐이었나. 방폐장도 그랬다.좌절감만 안겼다.
13개 공공기관 이전이 발표됐을 때 도당국은 엄청난 경사가 난 듯이 축제분위기를 연출했다. 곳곳에 내걸린 축하 현수막을 보면서 도민들은 전북에만 공공기관이 이전되거나, 다른 시도에는 겨우 몇 개가 옮겨가는 공공기관이 전북에는 훨씬 많이 배정된게 아닌가 하는 착각을 할 정도였다. 때마침 도의 신청사 개청식과 맞물려 열린 음악회가 분위기를 띄우고 불꽃놀이가 가슴을 설레게 했다.
그러나 사실은 신청사 개청식에서도 전북은 물을 먹었다. 후에 있은 전남도의 신청사 개청식에는 대통려의 영상메시지가 갔으나 전북에는 그마저 없었던 것이다.
공공기관 이전의 기본정신은 국토의 균형발전이다. 소득수준 전국꼴지인 전북이 균형발전의 대열에 동참하려면 타지역보다 더 많은 공공기관이 배정되는 차등분배가 필수적이다. 적어도 다른 시도와 달리 우리에게만 오는 그런 것이 여러 차례에 걸쳐 이어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래야 균형발전이 이뤄진다.
이른바 ‘빽’이 없어서도 아니다.
국회의원 모두가 여당소속이고 중앙 정치판 거물치고 전북출신 아닌 사람이 없다는데 왜 우리는 항상 ‘후순위’고 항상 목이 마른가. 내년엔 제발 그런 손해 좀 안 봤으면 좋겠다.
/오홍근(민주당 김제·완주지구당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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