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스물도 채 되지 않는 생을 살았던 그 청년의 묘역을 참배하고 돌아왔다. 허연 머리 성성한 어르신들이 그 앞에 머리를 숙이고 헌화 분향을 한다. 그의 어머니는 그의 시신을 땅에 묻고 얼마 되지 않아 이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자녀를 낳아 그 자녀가 하루 세끼의 밥을 잘 먹고 건강하게 잘 자라서 착한 일을 하고 정직하게 사는 것이 꿈인 이 땅의 평범한 어머니에게 닥쳐온 아들의 죽음의 무게는 그의 가슴을 짓누르는 숨막힘이였을 것이다. 아들이 없어져 버린 이 세상은 낯설고, 뜨는 해와 가는 날이 무상하여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눈부시고 진달래 피어난 산야를 보면서 듣는 4.19의 불씨가 되었던 김주열 그의 개인 가족사는 애달프다 무심한자들을 일으키고 불의한 세력에 길들여지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정의의 마음과 사랑의 의를 불러일으키며 전 국민을 움직이고 한 시대의 잘못된 흐름을 바꾸는 격렬한 힘의 원천이 되었음을 기억한다. 그러한 죽음들이 살아나는 계절이다. 죽은 가지 같은 나무에게 연푸른 싹이 눈물겹게 돌아나고 있다.
우리가 숨 쉬는 것, 먹는 것, 이웃과 함께 다정하게 살아가는 것, 약한 사람을 부추겨주고, 무시당하는 자들의 편을 들어주는 삶을 사는 것이 그들의 죽음을 헛된 죽음이 아닌 썩을 것으로 심었으나 영원히 썩지 아니 할 것을 우리 삶에 피어나는 생명의 능력이 될 것이다.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들 간의 뜨거운 공약이 발표되고 있다. 5.31 지방선거에서의 특징은 지방분권화에 따른 주민 참여의 정치를 통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다. 개발론자들의 성장일변도의 물량중심의 목표가 아닌 우리의 삶의 터전과 공동체를, 그리고 관계들을 생활정치의 실천적 장이 되도록 만들어 가야 된다고 여긴다.
우리 여성단체 연합에서는 11가지의 정책가이드 라인을 제안하였다. 생활자치 맑은 정치를 위해서 돌봄의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서 준비되고 현장에서 훈련되고 정책을 개발할 능력이 있는 참신한 차별성 있는 여성후보들을 추천하였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 여성의 직업과 가족생활을 양립할 수 있는 자녀교육과 노인부양의 공공 사회 서비스 확대 등에 전적 관심을 가지고 한 알의 씨앗이 되어 썩어질 그래서 몇 십배 몇 백배의 결실을 맺으며 나눌 수 있는 후보들을 뽑아주기를 바란다. 사회양극화 과정 속에서 더욱 심화되고 있는 여성의 빈곤의 여성화 방지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돌봄과 살림의 희망의 정치를 담당하기에 적합한 여성후보를 각 당도 적극적으로 천명해 주길 강력히 요청한다. 이번 5.31지방선거를 통해 이 땅의 평등 평화 사랑과 정의 인간정신의 진보를 이루기위해서 죽어갔던 모든 힘들이 우리에게 햇살로 생명의 양식으로 숨 쉬는 공기로 서로 어깨를 감싸줄 수 있는 사랑으로 부활하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김은경(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