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고 과외' 성행...교육청 관리 소홀 세무서도 속수무책
치과의사 A씨(39·전주시 평화동)는 여름방학을 맞아 초등학교 4학년과 2학년인 두 딸에게 과외를 시키기 시작했다. 그동안 영어와 피아노 학원에만 보냈다는 A씨는 이런저런 모임에서 초등생 자녀들에게까지 고액 과외를 시킨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녀 교육에 너무 소홀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였다. 과외비는 과목당 30만원씩으로 큰 딸은 국·영·수를, 둘째 딸은 영어를 공부하고 있다. 월 120만원을 과외비로 지출하는 셈이다.
최근 1∼2년새 전주·군산·익산 등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과외가 크게 늘어났다. 과외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미신고 과외의 성행에 따른 세금 탈루와 교육시장의 왜곡 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
특히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비밀리에 고액 과액가 이루어지면서 학생들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사교육비 부담을 부추기는 병폐도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당 연간 평균 개인교습비는 2003년 31만원에서 2004년 38만6000원으로 24.5%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41만6000원으로 7.8% 증가했다. 전체 사교육비에서 개인교습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3년 24.4%에서 2004년 28%, 지난해 28.3%로 높아졌다.
학원업계는 “과외가 늘면서 수강생 감소에 따른 경제적 타격과 함께, 일부 강사들이 과외시장으로 빠져나가면서 인력난마저 겪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김종수 전북학원연합회 사무국장은 “교육청에 신고하지 않은 과외가 성행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관리감독이 전무하고 탈세도 막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순수한 개인과외를 넘어 리더격인 과외 선생님 1명이 여러 과목의 과외강사를 거느리고 있는 ‘기업형 과외’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집이 아닌 사무실·원룸 등에 소수의 학생들을 모아놓고 과목마다 선생님이 바뀌어가면서 진행되는 과외도 있다는 것.
미신고 과외의 문제점은 교육당국과 세무당국도 모두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모두 “뾰족한 대책은 없다”고 말한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개인과외란 ‘학습자의 주거지에서 같은 시간에 9명 이하의 학생을 가르치는 교습’으로 도내에는 지난 2003년 599명, 2004년 842명, 2005년 832명이 신고돼 있다. 그러나 도교육청 관계자는 “불법 현장을 잡기 어려운 개인과외에 대한 지도감독은 사실상 어려우며 성실한 세금 신고를 안내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미신고 개인과외에 대한 처벌은 운영일수에 따라 40∼100만원의 과태료가 전부다.
전주시 서신동 등 일부 지역에서는 “월 1000만원 이상의 고소득을 올리는 과외교사도 있다”는 말이 학부모 사이에 공공연하게 떠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목당 50만원씩 4∼5명으로 팀을 짜 하루 4팀만 가르쳐도 월 1000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신고없이 과외할 경우 소득세는 단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이에대해 전주세무서 관계자는 “과외는 납세자료가 없어 신고한 과외교사라도 실적이 없다고 신고하면 소득세 부과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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