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식(우석대교수)
뇌의 쾌락 중추는 도박의 대박, 성행위, 골프의 홀인원 등 특정한 자극이 오면 다량의 쾌락물질을 분비하고, 다시 더 강력한 자극을 찾게 된다. 이 회로에 작용하는 도파민 등 여러 신경전달물질이 불균형을 이루면 도박 중독에 빠진다. 도박중독은 마음이나 의지의 병이 아닌 뇌의 병, 즉 일종의 뇌기능 장애인 것이다.
도박 중독은 술, 마약처럼 한번 중독되면 빠져나오기 힘든 정신질환이다.
단순히 가끔 즐기는 도박과 도박 중독을 나누는 두 가지 잣대는 내성과 금단 증상이다.
도박 중독인 사람은 도박하는 시간을 계속 늘리고, 거는 돈의 액수를 점점 키운다. 그래야 처음 도박에 맛 들였을 때와 비슷한 쾌감을 느낀다. 이는 알코올 중독자의 음주량이 계속 늘어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것이 내성이다.
도박 중독자는 도박을 하지 않으면 초조, 불안하고 안절부절 못하며 집중력이 떨어진다. 이것이 금단증상이다. 도박장을 다시 찾는 이유다.
도박은 또한 개인적 병일 뿐만 아니라 한가정과 사회를 파괴하는 사회적 질병이다. 그 이유는 도박은 그 자체의 중독성만 문제가 아니라 다른 범죄의 원인이 된다는 데 가장 큰 문제가 있다. 도박 중독에 빠진 사람은 마약중독 환자가 마약을 찾기 위해 온갖 범죄를 서슴치 않고 하듯이 도박을 계속 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일도 하기 때문이다. 중독에 빠지지 않아 본 사람은 이해 할 수 없을 지 모른다. 안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독이란 자기의 의지로 그만 둘 수 없기에 중독이라고 하는 것이다.
놀랍게도 우리나라 도박 중독자 비율은 라스베가스가 있는 미국과 캐나다를 앞지른다.
미국과 캐나다는 전체 인구의 1-2%가 도박중독자인데 비해 한국은 4.1-9.8%에 달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범죄발생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간 마약중독자들의 범죄행위들을 보아왔다. 이제는 그들의 뒤를 이어 도박중독자들의 범죄행위가 수면위로 떠오르게 될 것이다.
또한 도박과 성격과의 관계를 범죄심리학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도박 중독에 잘 빠지는 성격은 늘 새롭고 더 강력한 자극을 바라는 탐닉형 성격의 소유자다. 내성적이고 조용하며, 현실도피적인 성격을 지닌 사람도 도박 중독에 빠지기 쉬운 유형이다. 이런 사람에겐 도박이 일시적인 도피처이자 우울증 치료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여성의 중독성이 심한 것도 우울증과 무관하지 않다고 하겠다. 주변에 이러한 성격의 소유자가 있다면 주의 깊게 살펴보고 도박에 접근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속담에 보면 패가망신하는 세 가지의 것이 있다. 즉 도박과 마약 그리고 바람이다.
/신은식(우석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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