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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전북에 정치가는 있는가? - 신은식

신은식(우석대 교수)

정치의 개념을 살펴보면 나라를 다스리는 일 또는 국가 권력의 획득·유지·행사를 위한 투쟁이나 조정 등의 여러 현상을 의미한다. 영어의 <politics>는 처음에는 도당(徒黨)이나 파벌을 조직하는 사람들의 활동을 비난하는 나쁜 뜻으로 쓰였으나, 근대의 정당제·대표제 확립과 더불어 비난의 뜻은 없어졌다. 그러나 오늘날에도 영어로 정치라고 하면 <야비한 일>이라고 하는 연상이 남아 있으며, 이익에 따라 정책을 바꾸는 정상배(政商輩)나 비열한 정치가를 <politician(정치꾼)>이라고 하여 <statesman(정치가)>과 구별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개념하에서 과연 전북에 진정한 정치가는 있는가?

 

새만금사업, 무주 태권도공원, 군산자유무역지역개발 등 대형 국책사업의 시행에 있어서 전북출신 정치인들의 역량을 엿볼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는 듯 하다.

 

세계화·국제화시대에 국가간 경쟁력 확보도 중요하지만 지방화시대의 각 지방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전북출신 정치인들의 나름대로의 노력은 도민의 갈증을 해소시켜 주는 데는 너무도 부족했고 그 한계마저 드러내고 있다.

 

이는 그저 특정정당의 깃발만으로 당선에 성공하고, 또한 애초 도민들이 그들을 선출한 데 그 원인이 있다.

 

결국 그들을 탓하기에 앞서 도민 자신의 선거행태를 되돌아 보아야만 한다.

 

현대행정은 적극성과 능동성 그리고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정치는 이보다 앞서 행정을 이끌고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그간의 행태를 보면 지자체에서 정치권에 건의를 하면 협조하겠다는 식의 형식적인 당정협의회가 대부분이었고 정치권 스스로가 지역 현안 사업들을 사전에 발굴하고 이에 대한 근거와 논리 확보를 제시해서 추진한 예는 별로 없는 듯하다.

 

즉 특정깃발만으로 당선이 확실시 되는 지역의 선거풍토 하에서 굳이 어려운 정책개발과 집행이라는 모험을 하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힘을 합쳐 매진해도 어려운 시점에 일부 정치인간의 한건주의 혹은 생색내기내지는 얼굴 알리기식의 막연한 정책주장이나 구호 역시 도민들의 분열을 초래하고 있다.

 

이제 도민들의 선거행태도 바뀌어야 한다. 진정으로 전문성과 도덕성 그리고 추진력을 갖춘 정치신인을 발굴하고 양성해야만 한다. 진정한 정치가는 결코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 도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먹고 자라나는 것이다.

 

현재와 같은 낡은 선거풍토 하에서 이는 결코 불가능하다. 이제 전북 정치를 갈아엎지 않으면 안된다. 낡고 썪은 뿌리와 줄기는 갈아 엎고 새로운 씨앗을 심어야 할 때이다.

 

이제 전북은 정치꾼이 아닌 진정한 정치가를 원하고 있다. 정치꾼이 판치는 정치판이 아닌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참신한 인재들의 참여무대를 기대해 본다.

 

/신은식(우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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