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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삶 그리고 생명 전주천] '쉬리'가 돌아온 도심 하천

하천의 생태

전주천 생태체험에 나선 유치원 아이들(왼쪽), 김익수 교수(전북대 생물과학부)(오른쪽 위), 전주천의 물억새. (desk@jjan.kr)

전주 시내를 흐르는 전주천에 어떤 종류의 물고기가 살고 있는지 필자는 1975년부터 조사해 왔다.

 

전주천 상류에 해당하는 색장리와 한벽루 부근에는 버들치, 참마자, 돌고기, 쉬리, 메기, 왜몰개 등 18종의 물고기가 살고 있었지만 도심수역인 다가교와 서신교 부근에서는 주변 한지 공장과 가정에서 흘러나온 폐하수로 인해 오염에 비교적 잘 견디는 붕어, 피라미, 모래무지, 미꾸리 등 4∼5종의 물고기가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1994년에는 도심수역 오염하천을 정비하기 위해 생활하수를 분리하고 콘크리트로 직강화하는 공사가 있었지만, 그 곳에 사는 물고기는 여전히 붕어, 돌고기, 돌마자, 모래무지, 피라미 등 5종이 있었고 하천에서 풍겨나는 악취는 여전했다.

 

2000년 4월부터 2002년 12월까지 전주천 한벽교에서 삼천 합류 지점까지 7.2km 구간에 자연형하천 조성사업이 계획되었다.

 

그러나 당초 공사 설계에는 한벽보 수변공원화, 둔치 휴게소, 야외무대, 체육시설 조성, 수중보 설치와 하류 물을 상류로 끌어올려 유지용수를 확보하려는 계획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에대해 시민단체에서는 자연형하천 조성의 목적과는 다른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하였다.

 

이 때 전주시에서는 시민단체와 이견을 조정하기 위하여 민·관공동협의회를 구성하고 10차례 이상 회의를 거듭, 설계를 변경하면서 수중보와 콘크리트 호안을 제거하고 여울과 소 그리고 중도를 만드는 공사를 시행하였다.

 

공사가 끝난 2002년, 전주천의 수질은 현저하게 개선되었다. 다가교와 서신교 수역에서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다슬기와 수생곤충의 유충들이 점점 증가하였고 물고기도 상류에 살던 쉬리와 버들치, 참마자, 참종개, 밀어 등 12종이 도심 수역에까지 내려왔다.

 

이같은 사실이 신문과 방송에 알려지면서 2002년말 환경부 자연하천 조성사업의 성공사례로 전주천이 선정됐다. 2003년과 2004년에도 전주천 하류수역인 백제교 부근에서도 쉬리를 비롯하여 16종의 물고기 출현이 확인되었고, 2005년에는 20종의 물고기와 쇠백로·논병아리를 포함한 35종의 새들이 찾아와 생동감 넘치는 전주천이 됐다.

 

달라진 하천을 찾는 시민들은 물론, 소문을 듣고 다른 지방에서 찾아오는 방문객들도 늘어났다.

 

전주천에 물고기의 종류와 개체수가 많아지고, 맑은 여울에서만 사는 쉬리가 집단을 이루어 사는 모습은 하천이 다시 살아난 증거다.

 

쉬리는 우리나라 중남부 지방 깨끗한 하천의 물살이 빠른 여울에 살면서 4월 중순부터 5월 초순이 되면 돌 밑에 알을 낳고 한 달이 지나면 어린 새끼가 되어 그 곳에서 자란다. 쉬리는 그 모양과 색이 매우 아름답고 헤엄치는 모습도 매우 날렵하여 지방에 따라 쉬리를 여울각시, 여울치, 연애각시, 딸치, 기생피리라는 재미있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몸길이는 보통 10cm 정도로 길쭉한 몸통을 갖고 있으며 등 쪽은 검고 배 쪽은 은백색이지만 그 중앙에는 노란색 넓은 띠가 길게 이어지고 그 위쪽에는 주황색, 보라색, 진한 남색 띠가 이어져 마치 색동 무늬처럼 화사하게 보인다.

 

쉬리는 겉모양도 매혹적이어서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지만 물속에서 빠르게 헤엄치는 모습은 더욱 생동감이 넘친다. 전주천에 쉬리를 포함한 20여종의 물고기가 돌아온 것은 수질이 좋아지고 그들이 살 수 있는 다양한 서식 공간인 여울과 소가 자연에 가깝게 다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한 세기에 걸쳐 동·식물의 서식지인 자연환경이 크게 파괴돼 매년 약 4만종의 동·식물이 지구에서 멸종되는 상황이 일어나면서 인류의 생존도 위협받고 있다. 전주천에 쉬리가 돌아온 사례처럼 파괴된 동·식물의 서식지를 회복, 보존시키는 것이 생태적 위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안이고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게 하는 지름길이다.

 

/김익수 교수(전북대 생물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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