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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미국사회의 갈등이 부른 참극 - 이영호

이영호(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

19세기 이후, 근대를 맞이하는 세계 각 곳에서 민족의 자주성과 나라의 독자성을 추구하는 일이 약소국가의 희망으로보다 오히려 강대국의 패권으로 확장되고 말았다. 결국 이 세상에 냉전 구조를 가져왔고 무력 경쟁과 군비 확장을 가져왔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각처에서 일어난 국지전쟁은 아직도 아물지 못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오늘날 일어나고 있는 세계의 불상사는 대전 이후의 무력 경쟁과 군비 확장을 버리지 못한데서 일으켜진 현실이다. 소련연방의 와해 이후 이 세계의 군사력은 경쟁자 없이 미국에 독점되었고 이러한 절대적 ‘무기의 힘’이 그 미국사회의 중요한 뼈대가 되었다. 미국 내 개인 소지 총기류가 1억을 넘는다니 과히 무기의 풍요를 누리는 사회다. 남의 나라에서 일어나는 ‘카인’의 현장에 즉각적으로 개입해 오면서 얻는 엄청난 이익을 즐기며 축배를 들던 미국사회가 그 안방에서 허를 찔렸다. 그것은 ‘무력의 풍요’가 벌린 비극이다.

 

인간사회는 사는 방식이 변동될 때마다 엄청난 불상사를 치러왔다. 구약성서의 서너 쪽을 넘기면 바로 이러한 인간 불상사가 상징적으로 나타난다. 형제살해가 나타난다. 피살당한 아벨은 목축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다. 그를 살해한 카인은 농경사회의 아들이다. 성서의 이야기는 유목사회가 추구하는 가치와 농경사회가 추구하는 가치 사이의 갈등을 말하고 있다. 농경사회가 지닌 ‘풍요’가 갈등의 원인임을 극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개인들의 땀으로 일구어진 풍요는 개인의 소유에서 그 사회를 지배하는 힘-무력을 지닌 세력에로 귀속되고 만다. ‘풍요’를 독점한 세력 자들은 풍요를 일구어낸 가난한 사람들을 그 사회의 가장 밑바닥에 밀어붙이게 된다. 대부분 인간 사회의 커다란 불상사는 여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

 

오늘의 세계는 산업사회로부터 급격하게 지식 정보사회로 이동하고 있다. 다가온 사회는 지나간 모든 사회의 풍요의 가치추구가 혼합되어있다. 너나 할 것 없이 풍요에 몰두해왔다. 그 풍요는 고른 풍요가 아닌 독점된 풍요이었다. 날로 우리들의 삶은 풍요로워진다. 그러나 우리는 행복하지 못하다. 그렇다고 오늘의 우리는 자신의 빈곤이라는 현실을 강요된 운명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기에 독점된 풍요는 세계안의 불화와 불상사의 불씨가 된다. 극심한 부의 불균형은 오늘의 죄 없는 아벨들을 희생시키는 카인을 재생산한다.그러나 성서는 역설적으로 불상사를 일으키는 장본인을 풍요 속에 사는 카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이 이야기는 절제 없이 풍요를 즐기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카인일 수 있다는 교훈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인간사회에서 벌어지는 불상사의 원인을 자신이 둘러메고 사는 선의의 시찌프스들은 죄의식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바란다. 미국사회의 갈등을 소설로 그려온 죤 스타인벡은 ‘에덴의 동쪽’에서 중국인 집사를 통하여 낙인대신 호신표를 얻은 카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운명을 이기도록(overcoming)하는 신의 뜻을 읽었다. 그릇된 풍요사회를 극복하여 고른 풍요의 사회로 나아가게 하려는 우리의 선한 노력 속에서 가진 것 없는 가난한 아벨들의 희생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영호(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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