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국어는 고유어?한자어?외래어의 세 층으로 이루어졌다.
하늘·땅·사람·나라 따위의 낱말들이 고유어로서 바깥에서 들어 온 말이 아닌 토박이말이요, 한자어에는 한자로 표기할 수 있는 신체(身體),부모(父母), 천지(天地)처럼 한자를 매개로 중국어에서 차용한 말과 철학(哲學), 물질(物質), 세포(細胞)처럼 19세기말 이래 한자를 매개로 일본어에서 수입된 수많은 ‘문화 어휘’가 포함되고, 또 식구(食口), 전답(田畓), 양반(兩班)처럼 한국에서 만들어진 한자어도 포함된다.
외래어는 잉크, 펜, 렌즈, 커피처럼 영어에서 온 것이 가장 많지만 포르투갈어에서 온 빵, 독일어에서 온 레스토랑 등 원래의 국적은 다양하다.
이 외래어 중에도 상당수는 일본어를 통해서 수입된 것으로 ‘텔레비전’을 ‘테레비’라고 줄여 말한다거나 ‘아파트먼트 하우스’를 ‘아파트’ 라고 줄여 말하는 것은, 이 영어 단어들이 한국어로 넘어오면서 일본에 기착한 흔적이다.
그 중에서도 한자어의 유입 덕분에 한국어에는 계보를 달리하는, 즉 고유어 계통의 유의어 쌍이 무수히 형성되었다. 예를 들자면 봄바람과 춘풍, 여름옷과 하복, 겨울잠과 동면, 사람과 인간 등 한이 없다.
이런 한자어들이 고유어들과 완전한 동의어라면 추방할 수도 있겠으나 이들은 완전한 동의어가 아니다. ‘목숨’과 ‘생명’은 언뜻 같은 뜻의 말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목숨은 사람이나 짐승, 즉 유정명사(有情名詞)에만 쓰일 뿐, 식물에 대해서는 쓰이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꽃도 생명을 지니고 있다.”라고는 말해도 “꽃도 목숨을 지니고 있다.”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또 생명과는 달리 목숨은 사물에 대해서 비유적으로, 쓰이지 않는다. “그의 작품은 생명이 길 거야”라고는 말할 수 있지만 “그의 작품은 목숨이 길거야.”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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