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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농산어촌에서 피서 보내자 - 임수진

임수진(한국농촌공사 사장)

바야흐로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산으로 들로, 그리고 바다로 휴가지를 물색하고 떠나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요즘이다. 휴가(休暇)의 休자는 사람(人)이 나무(木)밑에서 쉬는 모양을 하고 있다. 뜨거운 태양을 피해 나무그늘에 몸을 맡기는 모습을 빌어 쉰다고 표현해낸 옛사람의 지혜가 느껴진다.

 

우리 옛 선비들의 최고 피서법은 탁족(濯足)이었다. 찜통더위라도 신분과 체면 때문에 맨몸을 드러내기 어려우니 흐르는 물에 발만 담가 시린 기운을 즐기며 더위를 식혔던 것이다. “나물 먹고 배불러서 손으로 배를 문지르고 … 돌 위에 앉아서 두 다리 드러내어 발을 담근다. 그 시원한 물을 입에 머금고 쭉 뿜어내면 불같은 더위가 저만치 도망을 가고 먼지 묻은 갓끈도 씻어낸다…” 이인로의 <탁족부> 에서는 요란스럽지 않으면서도 여유롭게 더위를 피하는 선비들의 풍류를 엿볼수 있다.

 

최근 휴가철을 맞아 해외에서 휴가를 보내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원화강세와 주가상승이 이어지면서 올해 해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인 해외 관광객은 1160만 여명으로 지난 3년 동안 무려 30%나 증가했고 덩달아 관광객의 해외 지출 씀씀이도 커져 지난해 관광수지는 84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였다. 수출로 벌어들인 돈을 해외 관광으로 다 쓰고 있다는 외신의 지적을 곱씹어 봐야할 일이다.

 

굳이 해외로 나가지 않더라도 우리 국토 구석구석에는 찾아보지 못한 비경이 많다. 특히 농산어촌 지역으로의 휴가는 전원감상과 농촌체험, 신선 먹거리 구입 등 많은 메리트가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녹색농촌체험마을, 농촌전통테마마을, 어촌체험마을, 아름마을, 팜스테이마을과 같은 농촌관광마을과 자연휴양림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농촌지역의 관광 인프라가 양과 질 모든 측면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기 때문에 농촌에서 휴가를 즐긴 사람들의 만족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통계에 의하면 1995년 27.5%에 불과하던 것이 2006년에는 84.1%까지 증가하였다.

 

농촌에서 보내는 휴가는 농촌만이 갖고 있는 자연경관, 전통과 문화 그리고 체험과 학습에 더하여 한미 FTA로 실의에 빠진 농촌에 도움도 될 수 있을 것이다. 책이 가장 많이 팔리는 시기는 여름휴가철이라고 한다. 올해는 자녀들에게 책 몇 권을 들려 여유로움이 있고 넉넉함이 있는 농산어촌으로 휴가를 떠나보면 어떨까?

 

/임수진(한국농촌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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