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붕(호원대 산학협력단장)
평생직장에 대한 사고가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한 직장에 들어가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평생직장이라는 사고로 근무하였으나,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겪고 난 후 급격한 사회변화로 평생고용제가 아닌 연봉제 및 계약제 고용제도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태동한 것이 벤처창업의 붐이었다. 월급쟁이들 누구나 언젠가 여유가 생기고 나름의 획기적인 아이템이 떠오르면 내 나름의 사업을 꾸미고자 하는 작은 바람을 갖고 있는 것이다.
벤처창업의 기회는 매우 다양한 방법과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한다. 대개의 성공적인 벤처창업자 경우는 창업 의지나 사업아이템 등이 명확하지 않아도 성공한 케이스가 있지만 처음부터 전략적으로 창업기회와 사업아이템을 찾아서 성공한 케이스가 대부분이다. 근래 본인의사와 관계없이 외부 환경의 변화로 신분상 위기를 맞이했을 때 새로운 분야를 찾아 창업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창업기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 정부와 중소기업청의 적극적인 벤처창업 지원이 이루어져서 현재 전북지역에도 창업을 육성하고 지원해 주는 대학과 기관이 10여 군데가 넘고 있다.
벤처창업의 살아있는 전설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우편번호가 다섯 자리에서 여섯 자리로 바뀌어 수천 개에 달하는 지역별 우편번호를 자동으로 변환하는 소프트웨어를 공모했는데 이때 대학 동아리 후배들과 함께 이 공모전에 참여해 대상을 차지한 것이 계기가 되어 벤처 창업된 회사가 “한글과 컴퓨터”였다. 학생시절에 컴퓨터를 갖고 싶었지만 돈이 모자라 부품을 따로 따로 구입해야 했던 미국의 마이클 델은 기업이 원하는 가격에 원하는 사양의 제품을 만들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단돈 1,000달러를 투입해 사업화 한 것이 지금의 “델 컴퓨터”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컴퓨터를 조립해서 판매한다는 주문제작 아이디어는 델 회장의 직접적인 경험에서 창안된 것이다. 이러한 벤처신화와 최근의 취업에 대한 어려움으로 1만 명이 훨씬 넘는 전국의 대학생 예비창업자가 또 하나의 “빌 게이츠” 신화를 꿈꾸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벤처기업은 창조적 아이디어와 기술혁신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국가경제의 기술개발 기반을 강화하고, 관련 산업의 생산성 향상을 높이는 등의 긍정적 효과를 지닌다. 또한 무에서 유를 만들 듯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때문에 고용을 증대시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성공한 벤처창업의 주요 원인을 살펴보면 중요한 키워드 단어를 몇 개 꼽을 수가 있는데 틈새시장과 제품의 차별화, 마케팅의 차별화 그리고 블루 오션을 들 수 있겠다. 하지만 벤처창업의 성공률은 10% 미만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대학 재학생 벤처창업자들이 몇 년 내에 고등실업자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성공 창업을 위해서는 대학에서 창업과 관련된 경영과 기술개발에 대한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미리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그것은 산 경험이 되어 실패의 확률을 그만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방의 H대는 “벤처로 세계를, 디지털로 미래를”이라는 슬로건아래 대학 전체를 벤처 창업의 요람으로 자리매김 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내년까지 국내 벤처 톱을 목표로 하고 있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우고 창업연구센터를 중심으로 대학생 창업활성화를 위한 협력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대학생들의 취업목표인 대기업이나 공무원 또는 공사에 대한 취업지원을 하는 것 이외에도 스스로 창업할 수 있는 기반을 대학이 준비하고 격려해 준다면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창업교육은 대학교육이 획일적인 이론교육에서 탈피하고 지역특성에 맞는 전공실무 교육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우수한 예비 창업인을 양성하고, 사업 기회가 넘쳐나도록 대학생의 기술혁신능력을 키우고 창의와 개성을 지향하는 교육개혁의 추진이 벤처기업 육성 정책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산업의 VB(Venture Business)化는 대학이 중심이 되어 젊은 대학생들에게 창업 실패의 위험과 두려움을 넘어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현재 대학을 통한 벤처창업 지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많이 있다. 따라서 대학 벤처창업 지원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선 현실을 정확히 파악해 보고 반성, 개선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지역의 대학생들이 비슷한 조건이라면 더 이상 타 지역에 취업해서 떠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정의붕(호원대 산학협력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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