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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작은 배려가 지역을 밝게 한다 - 이근석

이근석(전주YMCA 사무총장)

지난 몇 년 전부터 전주가 더워졌다. 아마 올 여름도 그럴 것이다. 이를 두고 지역에서 문제점을 분석하느라 야단법석을 피웠고 여러 가지 원인이 지목되었다. 그리고 끝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나아지는지, 그냥 분석이 나왔으니 그것으로 문제의 해결을 본 것인지 의문스럽다.

 

지구온난화로 걱정하는 소리가 높다. 그러나 이도 걱정만 하지 정작 생활에서 해야 할 일을 말하지는 않는다. 내가 무엇을 하기보다는 남이 노력해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연한 기회에 독일과 영국을 다녀온 적이 있다. 해외여행을 하게 되면 그 나라, 그 도시가 안전한가를 최우선으로 체크한다. 놀라웠던 사실은 교통문화였다. 일본의 경우도 우리가 부러워하는 항목이다. 방향지시(깜박이)등만 켜면 무조건 양보를 하는 영국의 교통문화, 그리고 무제한 속도를 낼 수 있는 독일의 아웃토반에서 사고율이 적다는 사실에 대해 놀라웠던 기억이 있다. 이 모든 것은 방향지시등을 잘 켜고 이에 후방에 있는 차량이 양보의 미덕을 보이기에 가능한 일들이다. 특히 영국은 라운드어바우트(round about)를 최대한 이용하여 교통흐름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방향지시등과 양보가 있기에 가능한 교통정책이었다.

 

도로교통사고원인 분석(2005년도 통계청 자료)을 보면 운전자나 보행자의 질서의식 부족이 가장 많은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전북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아득한 기억이지만 운전면허시험을 보던 때를 회상하면 가장 점수가 높았던 것은 출발 전에 안전벨트와 방향지시등을 켜는 일이었다. 가끔 운전을 하다 앞차가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갑자기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거나 정차를 하여 당황한 적이 있다. 방향지시등은 뒤에 오는 운전자에게 신호를 보냄으로써 안전운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작은 배려이다.

 

20년 무사고 경력의 한 택시기사의 인터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되도록 2차선을 이용하고 있다는 대목과 안전거리와 방향지시등 사용을 철저히 실천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커다란 배려라고 할 수 있는 일이 있었다. 얼마 전 불의의 사고로 생명을 놓게 된 권투선수가 자신의 장기기증을 한 것에 대해 우리는 감탄을 했다. 하지만 작은 배려가 한 도시를 안전하고 편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간과하고 있다.

 

전북은 교통사고가 높은 지역으로 운전자보험 가입이 꺼리는 지역으로 낙인찍혀 있다. 문제점을 잘 찾고 시정을 요구하고 불평을 많이 늘어놓지만 정작 자신이 작은 실천(배려)을 함으로서 한 도시가 밝아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정작 내가 무엇으로 이것을 채울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작은 실천이 지역사회를 안전하게 만들고 웃음이 넘치는 사회로 만들고 나아가 사람들이 다시 오고 싶은 도시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을 하자.

 

/이근석(전주YM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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