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때늦은 발병에 당혹…감염경로 규명에도 혼선
도내에서 잇따르는 AI 발병원인이 철새때문인지, 외국인 근로자때문인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해당지역의 축산물이나 주민들의 진출입이 제한받는 등 피해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태다. 고병원성 AI가 연중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방역당국의 보다 정밀한 예방책이 요구되고 있다.
△도내에서 잇따라 AI 의심축 발견
정읍 영원면의 한 오리농가에서 지난 달 31일부터 4일까지 발생한 식용오리 집단폐사는 AI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도와 방역당국은 이 오리농가에 대한 현지조사에 들어가 고병원성 AI범주에 들어가는 AI H5양성을 밝혀냈다. 그러나 순창 동계면과 김제 청하면의 오리와 닭 집단폐사는 AI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순창동계면의 한 오리농가에서는 최근 10여일간 매일 40-50마리씩 죽어가던 오리가 최근들어 주춤하고 있다. 김제 청하면에서 발생한 닭 집단폐사는 당국의 간이검사에서 AI항체가 발견되지 않았다.
△'겨울철 철새원인' 관념 깨지나
우리나라에서 AI는 보통 11월에서 2월 사이에 발생했다. 이로인해 겨울철새가 주요 감염경로로 지목돼왔던 게 사실이다. 실제로 최근 김제용지에서 불과 8km정도 떨어진 만경강일대의 철새 혈청조사에서 AI 항체가 검출됐었다. 또 이번 AI는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AI(2007년 3월6일 천안)보다 한 달 이상 늦게 발생했다. 그러나 김제농장에는 지금도 AI가 발생하고 있는 중국과 베트남, 몽골 등에서 온 11명의 외국인 인부가 일을 하고 있어 외국인 인부를 통한 유입경로도 무시할 수 없다. 또 하나 지난해 발생한 AI바이러스가 잠복해 있다가 다시 발병한경우를 무시할 수 없다. 이번에 AI가 발생한 김제 용지일대는 지난 2006년 AI가 발생한 김제 공덕에서 10km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허술한 방역대책 도마위
정부는 지난 2월 말, AI 특별방역기간을 해제했다. 지난해에도 3월까지 발생하는 등 AI발생시기를 좀 잡을 수 없는 상황인데도, 강력한 예찰활동과 방역활동을 중단한 것. 당국의 부실한 AI대책은 허술한 신고체계나 미흡한 방역활동 등으로 이어졌다. 정읍 영원 오리농장에서 AI발생 3일전인 2일, 오리 6500마리가 전남 나주 소재 오리 도축장으로 출하됐다. 또 순창 오리농가의 경우 지난달 22일부터 오리가 폐사하기 시작했으나 4일 뒤인 지난 5일에야 정밀검사가 시작됐다. 이에앞서 지난 4일 고병원성 AI로 최종 판명된 김제에서도 신고가 접수되기까지 4일이 걸렸다. AI는 바이러스의 전파 속도가 빨라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신속한 신고와 초기 방역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관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도내 축산농가 타격불가피
AI피해는 발생농가뿐아니라 주변농가까지 미친다. 이번 살처분대상에 포함되는 반경 500m 내에 있는 농가들은 살처분 보조금을 전액 지급받게 된다. 그러나 살처분에서 제외돼있는 주변 농가에 대한 보상책은 사실상 전무하다. 축산물 이동이 지연됨으로써 이들 농가들의 영업손실도 뒤따르지만 이들 농가들에 대한 보상책은 전무하다. 이번 AI는 전라북도 축산농가는 물론 식품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도내 닭과 오리 사육두수는 우리나라 전체 사육두수의 2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전북도는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식품산업을 주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도 적극적인 방역대책 추진키로
방역당국은 현재 AI 발생지로부터 반경 3㎞ 안의 가금류와 차량, 물품 등의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있다. 사람의 경우 철저한 소독이후 출입이 가능하다. 이와함께 가금류 농장에 대한 예찰과 혈청검사도 도내 전지역으로 확대하는 등 예찰활동과 방역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또 닭이나 오리의 경우 끓여서 먹을 경우 AI감염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AI의 경우 70도이상 가열할 경우 순간적으로 파괴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명수 도 농림수산국장은 "공격적으로 AI대책을 추진해 도민, 나아가 국민불안을 해소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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