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재(전주정보영상진흥원장)
오늘 아침 '박사골 산머루체험축제' 초청장이 날아왔다. 정보화최우수마을로 몇 차례 상을 받기도 한 이 마을은 마을만들기에 성공한 곳이다. 농산어촌들이 최근에 마을만들기 사업에 뛰어들어 속속 성공을 거두고 있다. 시설 마련과 같은 물리적인 지역계획은 전혀 다른 패러다임으로 바뀐지 오래되었다. 기존자원을 활용하거나 각종 소프트웨어를 성공적으로 융합하고 아예 전에 없던 새로운 자원을 만들어 낼 정도로 창의적이다.
마을만들기 사업을 추진할 때는 맨 먼저 그 지역 자원을 분석하여 새로운 발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 대개 역사문화자원, 경관, 특화산업을 재발견하고 의미를 부여하는데서 출발한다. 아울러 지역 특성 환경, 사회변화와 가치관, 독자성을 감안하여 성공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마켓을 충분히 살펴 장단점을 분석하고 수요와 실태를 잘 파악해서 경쟁력을 찾아야한다.
▲ 컨셉을 잘 만들어야
산머루를 생산하고 가공 판매하는 마을은 한걸음 더 나아가 산머루를 소재로 힐빙(healbeing)마을로 발전시키면 어떨까. 힐빙이란 힐링과 웰빙을 합친 말이다. 기존 체험축제에 힐빙형 축제를 더하고, 힐빙테라피, 힐빙요가도 상품화할 수 있겠다. 나아가 힐빙에 테크놀로지를 결합한 힐텍(healtech)마을로 뻗어갈 수도 있다. 힐텍이란 말은 피폐해진 우리네 삶과 삶의 터전인 자연을 함께 치유 · 회복시켜 자연과 인간을 건강하게 만드는 마을만들기와 과학기술의 결합인 셈이다. 이는 과학, 공학, 농업생명과학, 문화예술에 까지 접근하여 폭넓게 융합시자는 것이다.
힐텍을 산업에 적용하여 1차산업을 1.5차산업으로 만들고, 문화관광산업, 지역특화, 환경보전, 임산자원(치유숲)을 활용한 다각화를 꾀할 수 있다. 한마디로 새로운 농산어촌 발전모델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힐빙이나 힐텍은 웰빙이나 로하스를 뛰어넘는다. 건강과 환경이 결합된 소비자들의 생활패턴인 로하스(LOHAS)나 웰빙은 특별한 소비를 선호한다. 로하스족들은 유기농 농산물, 에너지 효율 가전제품, 태양열 전력, 대체 의약품, 요가, 환경친화적 여행상품 등의 소비패턴을 보인다. 힐텍은 로하스족의 이 같은 소비행태를 날줄로 하고 문화예술이나 과학기술을 씨줄로 엮은 것이다. 하늘이 준 자원에 힐링아티스트나 과학자들의 땀을 결합한 새 길 닦기이다.
▲ 매력을 창출해야
기본적으로 모든 마을만들기사업은 목적과 목표를 처음부터 명확히 해서 대상고객을 파악해야한다. 그리고 추진과제의 우선순위를 정하며, 단계별 목표를 설정해야한다. 그 지역만의 자랑스러운 매력을 창출해야한다. 가급적 소비력이 있는 실수요자 관점에서 보고, 방문자 관점에서 마을끼리 교류를 늘려야한다. 이를 바탕으로 제안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고, 축제나 홍보를 하여 즐거운 시간소비의 장으로 제공해야한다. 정보화마을 사업을 잘 펼치는 경우 이런 점에서 유리하다.
문제는 매니지먼트가 취약하다는데 있다. 우선 프로듀스과정인데 합의형성과 비전제시, 프로듀서 배치, 시민과 지역기업 참여가 성공의 관건이다. 아울러 이를 이끌어 갈 리더를 지역의 기를 받은 인재가운데서 등용 · 육성하거나, 외부인재를 적극 유치하고, 전문가 제휴 네트워크 전략을 펼칠 수 있다. 끝으로 정기인 평가 · 분석 · 피드백, 사업지속전략과 비즈니스모델, 공공자금과 민간자금 도입 같은 지속발전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
/이흥재(전주정보영상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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