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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씨앗을 지키는 농부의 마음으로 - 강신재

강신재(전주기계탄소기술원장)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세계경제의 위기국면이 지속되면서 국내외적으로 많은 우려를 낳고 있는 와중에 우리경제도 2008년 하반기로 들어서면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세계경제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미국 경제위기의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미국 경제위기의 표면적인 원인은 달러 유동성 과잉에 따른 자산의 버블붕괴로부터 비롯된 것이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 제조업의 붕괴로 인한 엄청난 경상수지 적자에서 기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작금의 미국의 경제위기는 일시적인 금융문제만이 아닌 금방 회복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에 봉착해 있다는 사실이 더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미국의 경제위기를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바로 건실한 핵심기술 제조업을 가지고 있는 국가만이 튼튼한 경제구조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며, 제조업이 튼튼한 나라가 금융 산업도 안정된 기반 하에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한 나라의 경제를 나무에 비유하면 금융 산업은 잎·가지·열매로 볼 수 있다면 제조업은 뿌리에 비유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후와 날씨가 거칠어 잎과 가지가 상해도 그 뿌리가 견실하면 언제든지 다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지만 뿌리가 부실하면 나무는 쓰러지게 마련이다.

 

미국은 확충된 금융자본을 금융 및 제조업에 재투자해야 했지만 금융 및 부동산에만 집중한 결과 어려움에 빠지게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떨까? 10년 전 IMF 구제금융의 위기 때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특정업종에만 국한되지는 않았지만 특히 이공계 연구원들이 가장 먼저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다는 사실은 우리사회의 제조업에 대한 인식을 극명하게 나타낸 사례라 하겠다.

 

따라서 당분간 이번 위기로 불거진 한국경제의 침체는 불가피한 것이겠지만, 세계경제가 다시 활성화 될 때까지 우리의 성장 동력을 유지·강화시킬 필요가 있으며 그 중심에 서있는 분야가 '핵심 부품·소재'분야이다.

 

현재 국내 부품·소재의 가장 큰 문제는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핵심제품과 기술이 크게 부족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핵심제품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못한 이유는 무엇보다 기술개발 노력과 투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며, 선진 해외기업들은 매출의 8~10%를 투자하는데 반해 국내 기업들은 1~4%를 투자하는데 그치고 있다고 교육과학기술부는 밝히고 있다.

 

따라서 국가적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우리지역에서도 미래의 한국경제·전북경제라는 나무를 크고 튼튼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그 뿌리를 이루는 제조업발전에 역량을 쏟아야 할 것이며, 그 핵심을 이루는 부품·소재산업의 발전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농자아사 침궐종자(農者餓死 枕厥種字)라는 말이 있다. 농부는 굶어죽을 지언정 내년에 심을 종자는 먹지 않는다는 말인데 현재의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미래의 희망인 '씨앗'을 잃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우리의 미래를 준비해야 하겠다.

 

/강신재(전주기계탄소기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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