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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서로 믿는 사회가 위기 극복의 길로 - 김원호

김원호(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장)

원자력과 관련된 일에 종사하면서 늘 마음속에 남아있는 의문이 있다.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이 경주 봉길리 지역으로 유치 결정됨에 따라, 경주 시민들과 그 외의 사업을 유치하기 위하여 경합하였던 지역의 시민들은 지금 이러한 결정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리고 정읍 방사선과학연구소의 설립 과정에서 겪었던 일들을 돌이켜 보면, 이러한 과거의 결정이 잘 한 결정이었을까? 아니면 잘 못된 결정이었을까? 민주사회에서는 다수의 의견을 수렴하여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면 민주적인 결정이 되고, 힘 있는 사람이 단독으로 결정하면 독재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다수의 의견이 항상 옳은 것인가? 소수의 의견은 무시되어도 괜찮은가? 무엇이 옳은 의사결정 방법인가? 이러한 질문은 의사결정 방법에 대하여 특별히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보통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어려운 질문이다.

 

직장이나 가정에서 하루를 보내면서, 우리는 순간순간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일에 자주 맞닥뜨리게 된다. 그것이 조그만 일이든 큰 일이든. 때로는 매우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도 하고, 때로는 결정을 미루기도 한다. 중요한 문제를 다루면서, 중요하기에 오랜 시간을 고민하면서도 결정하는 순간은 아주 순간적으로 짧게 이루어지게 된다.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도 하고, 결정된 일을 추진하다 잘못된 점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열띤 토론과 오랜 경험을 가진 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사업 안(案)을 수립하고, 공청회와 여러 번의 회의를 거쳐 다수의 의견을 수렴하여 제안된 사업의 시행을 결정하는 것이 우리의 통상적인 의사결정 방법이다.

 

대부분 우리는 분명히 목적에 적합하고 원칙적인 의사결정 방법에 따라 일이 결정되도록 노력한다. 그러나 어떤 사업이 결정되어 가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어떻게 그 사업이 진행되었으며 과연 사업 목적에 걸 맞는 결과를 얻었느냐? 하는 점이다. 즉, 어떤 일이 결정되고 추진되어 가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잘 한 일, 잘 못된 일이란 과정보다는 항상 일의 수행결과에 따라 결정되어 지게 마련이다. 정당한 절차에 따라 추진되었던 사업도 사업 책임자에 의하여 원래의 목적이 왜곡되거나, 사업에 참여하는 개인의 사사로운 욕심이 개입되어 사업이 중단되거나 부실덩어리 사업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기도 한다. 때로는 누구의 관심도 없이 언제 그런 사업이 결정되고 추진되었는지도 모르게 흐지부지 중단되기도 한다.

 

그래서 중요한 사업은 엄격한 절차에 따라 사업이 결정되고, 사업의 책임자뿐만 아니라 감독자도 선임되어 처음부터 끝까지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고 중요한 사업이든, 사사로운 작은 사업이든, 간혹 실패한 사업이 발생하기도 한다. 왜 일까? 주변 환경변화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사업 책임자의 능력과 도덕성, 그리고 사업 수행에 참여하는 다수의 성실함과 정직함이 부족한 것이 주된 이유가 아닐까? 사업의 성공 여부가 개인의 능력, 도덕성, 성실함, 그리고 정직함 등 어느 누구도 정량적으로는, 다시 말하자면, 숫자로는 표현할 방법이 없는 기준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다. 특히, 사업을 감독하는 감독자의 윤리적 책임, 흔들림이 없는 공정성은 사업을 성공적으로 끝마치는데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사람 됨됨이가 잘 갖추어진 사람이 책임자, 또는 감독자로 선정되고, 책임자는 훌륭한 리더쉽을 발휘하여야 일하는 사람들에게 혼을 불어 넣을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한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책임있는 리더가 하는 일은 적어도 실패하지 않고 무난히 성공할 것이라고 믿어야 하지 않을까? 신년 초, 개인이나 회사, 또는 기관에서는 많은 일들이 계획 진행되고 있는데, 우리 사회도 모든 일에 믿음이 가장 우선시 되는 건전한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서로가 믿을 수 있는 사회만이 현재의 어려운 위기를 극복하는 지름길이자, 보다 나은 선진 사회로 발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김원호(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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