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현회장 방북성과 긍정 평가 "당국간 협의 필요"
현대그룹이 현정은 회장의 방북을 계기로 남북경협을 담당하는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올해 추석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5개항의 교류사업에 합의했다.
정부는 이 같은 합의에 대해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북측과 이행을 위한 당국간 협의를 추진할 뜻을 밝혀 현정부 출범이후 약 18개월 간 긴장국면에 놓였던 남북관계가 전환의 기회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매체들은 17일 현대와 아태평화위가 △금강산 관광의 조속한 재개 및 비로봉 관광 개시, 금강산 관광 편의와 안전 보장 △육로통행 및 체류 관련 제한 해제 △개성관광 재개 및 개성공단 활성화△백두산 관광 개시 △추석때 남북 이산가족 상봉 등 5개항에 합의, 공동 보도문을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공동보도문은 "쌍방은 역사적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따라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민족공동의 번영을 위한 협력사업을 적극 발전시켜나갈 의지를 표명하였다"는 내용도 담았다.
이날 오후 경의선 육로를 통해 귀환한 현 회장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16일 오찬을 겸해 묘향산에서 4시간 동안 면담을 했다"며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당면 현안에 대해 폭넓게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작년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과 관련, 김 위원장이 '앞으로 절대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의 이 언급은 정부가 지난 해 7월11일 관광객 박왕자씨 총격 피살사건직후 금강산 관광을 중단한 뒤 재개의 전제로 내걸었던 재발방지 대책 및 관광객 신변안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의 측면에서 긍정적 신호로 풀이된다.
이번 합의와 관련해 정부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민간의 합의인 만큼 이행을 위해서는 당국간 후속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10~17일 현 회장의 방북과 이날 발표된 현대와 아태평화위간 합의 사항에 대해 "정부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힌 뒤"합의사항이 실현되려면 남북 당국간 대화를 통한 구체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정부는 조속한 시일 내에 남북 당국간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갈것"이라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이어 "(합의 사항을 담은) 공동보도문 내용 중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 정부는 남북적십자회담이 빠른 시일내에 개최돼 추석 이전에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부는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북관계를 올바르게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그동안 일관된 대북정책을 추진해 왔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대북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현 회장은 이날 도라산 출입사무소로 귀환한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 13일 현대아산 근로자 유성진씨가 북한 억류 136일만에 풀려난데 대해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현대아산의 직원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다행이다"면서 "그동안 우리 직원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준 정부와 국민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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