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준(전주지방환경청장)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만시지탄(晩時之歎), 망양보뢰(亡羊補牢)
때를 놓치고 후회함을 나타내는 고사성어다. 최근 이런 단어들이 현실로 나타나지 않을까 염려스러울 정도다.
올 여름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구었던 재난영화 "해운대"가 한달여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는 우리가 천재지변이라고만 여겼던 재난들도 예측 가능하고 또한 미리 대처할 수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한편 해운대를 보면서 작년에 개봉된 다큐멘터리 영화"지구(Earth, 2007)"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한마리 아빠북극곰이 먹이를 찾아 떠난다. 그러나 점점 빨라지는 해빙기로 인해 먼 거리를 헤엄쳐 결국 먹잇감을 발견하지만 이미 탈진한 북극곰은 결국 쓰러지고 만다.
북극곰은 지구온난화의 폐해를 상징하고 있다. 이러한 북극곰은 현재와 같이 지구온난화가 지속된다면 2030년에는 결국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아름다운 우리 지구가 병들어 있고, 아파하고 있는데,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가?", "너무 늦지는 않았는가?"라는 생각이 들자 소름이 끼쳤다. 내 자식에게 물려줘야 할 하나밖에 없는 지구인데....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변화는 산업화, 도시화에 따른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도 상승에 있다. 온실가스는 현재와 같은 증가세라면 2050년경에는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두배 정도로 늘어나 지구는 물부족, 해수면상승, 생물종 변화 및 일부 생물종의 멸종 등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전 세계 각국에서는 이러한 환경재앙을 예방하고자 수소자동차, 수소연료전지,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등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정책들을 쉴 새 없이 쏟아 내고 있다.
우리정부도 예외는 아니어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관련법 및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특히 환경부에서는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을 개정('08.12.31, '10.1.1 시행)하여 환경영향평가 시 기존의 대기, 수질, 자연생태, 생활환경, 사회경제 6개 분야 21개 세부 평가항목 중 대기분야에 온실가스를 추가하였다.
따라서 내년부터 사업자 또는 계획입안자는 사업계획 수립 시 환경부에서 제공하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단계별?분야별 고려사항을 참고하여 자발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하고 기후변화의 영향을 사전에 고려해야만 한다. 그렇게 되면 각종 개발사업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은 상당히 감소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우리청에서는 개발사업에 따른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전북지역 개발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및 사전환경성검토 시 사업의 초기단계부터 물순환체계 확보(폐수재이용, 빗물재이용), 녹지확보, 자원재이용, 청정연료 이용 등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여, 올 상반기에는 총 협의건수 160건중 약 37%에 대해, 올 하반기에는 60% 이상을 목표로 저탄소 녹색개발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더 이상 미뤄서도 미룰 수도 없다.
미국의 기후전문가 제임스 한센(James Hansen)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우리에게는 아주 짧은 시간이 남아있고, 이는 기껏해야 10년 이내"일 것이라고 한다.
정부는 큰 틀에서 기후변화 대응정책을 만들고 국민들은 생활 속에서 불필요한 전기코드를 뽑고, 대중교통 또는 자전거를 이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는 노력을 할 때, 우리 지구는 건강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
/한상준(전주지방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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