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성(전주교대 사회교육과 교수)
요즘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다고 한다. 그간 무슨 일이 있었기에 대통령의 인기가 올라간 것일까? 국정수행을 잘 해서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가? 그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지금 쇼가 벌어지고 있다. "친서민 행보"라는 청와대 기획, 한나라당 조연, 주연배우 이명박 대통령이 보여주는 쇼이다. 여기에 개념 없는 몇몇 신문과 방송들이 연일 친절하게 대통령의 서민행보를 홍보해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요즘 이명박 대통령의 인기는 1회성 쇼를 동반하는 "이미지 정치"에 국민들이 현혹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라! 이명박 대통령으로 정권이 바뀌고 국가경제가 더 나아졌는가? 자신이 대통령이 되는 것만으로 코스피지수가 3000포인트 찍을 것이며, 임기 내 5000 포인트를 달성할 것이라고 이야기 했는데 지금 어떠한가? 틈만 나면 경제대통령이 되겠다고, 경제를 살리겠다고 이야기 했는데 요즘 서민들의 삶이 행복한가? 기본적인 권리인 언론 및 집회의 자유는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보다 나아졌는가? 남북문제는 어떠한가? 금강산 관광은 중단 되었고, 개성공단은 삐걱거리고 있지 않는가! 사교육비는 줄어들었는가? 대학 등록금은 반값으로 낮추어졌는가? 임기 내 달성하겠다던 747공약(연 7%성장,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경제 7위)은 어디로 갔는가? 이명박 정부는 잃어버린 10년이라며 그토록 비판하던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보다 더 나아졌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또 국가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많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기본으로 국방, 외교, 경제, 정치, 민생 등 가히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해야 하는 일은 엄청나다. 나는 이명박 대통령이 재래시장에 가서 만두와 오뎅을 먹고, 슈퍼에 가서 뻥튀기를 사는 것을 비난하고 싶지 않다. 농촌마을에 가서 모를 심고, 고추를 따고 농민을 격려하는 일도 그의 선택이며 자유이다.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대통령으로서 신병교육대를 방문하여 젊은 병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전문계 고등학교를 방문하여 "대한민국 사회에서 대학을 가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하는 것도 자유이다. 하지만 적어도 그것을 말로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재래시장 사람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정책, 농민들이 정말 잘 살 수 있는 정책으로 서민들의 삶이 보다 나아 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고 결과로 보여달라는 것이다. 구호로서 끝날 일은 아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평가하는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올해 6계단이나 떨어졌다. 세계경제포럼이 8일 내놓은 '2009년 국가경쟁력 평가'를 보면, 우리나라는 평가 대상 133개국 가운데 19위다. 2007년 11위까지 올라간 뒤 2008년(13위)에 이어 2년째 순위가 떨어졌다. 이명박 정부의 말과는 달리 세계는 현재의 우리나라에 대해 보다 냉혹하게 평가를 하고 있다.
대통령의 역할 중에서 사회의 갈등을 조정하고 국민들의 아픔을 치유하여 우리사회에 희망을 주는 일은 매우 중요이다. 이명박 정부가 진정 "친서민정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였다면 서민들의 아픔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용산 참사 사건"부터 해결하라. 죽어서 저승에도 못가게 하는 사회가 어찌 정상이란 말인가! 현 정부는 그들을 차디찬 냉동고에 둔 채 "친서민정책"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부끄럽지도 않다는 말인가?
쇼는 쇼다. 국민들은 쇼와 현실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정치의 수준은 국민들의 의식 수준을 넘지 못한다. 정치인들을 탓하기에 앞서 우리 국민들은 어떤 사람을 정치지도자로 뽑아야 하는가에 대해 보다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정책은 뒷전이고 이미지만 바꾸는 것으로도 인기를 얻을 수 있다면 누가 국민들을 두려워 할 수 있단 말인가!
/천호성(전주교대 사회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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