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규(우석대 교수)
지난 학기 "새만금지역관광자원"이라는 주제로 강의한 적이 있었다. 대통령 공약으로부터 시작된 새만금간척사업과 최근 새만금산업단지에 이르는 새만금건설내용, '리틀 새만금'이라는 테마로 "개화도 간척지"를 포함한 우리 간척의 역사, 중국에서 이름을 떨친 통일신라시대 글로벌가치의 상징인 '최치원'에서 부터 조선 최고의 여류시인 매창 그리고 최초 한글소설, '홍길동'을 통해 한반도 땅에 자유의 씨를 심은 허균에 이르는 새만금의 문화인물, 그리고 변산반도의 아름다운 자연과 일제강점기 우리민족의 아픔이 서린 군산의 '근대문화유산의 가치'에 이르기까지 새만금지역에 대한 종합적인 조망이 가능하도록 강의준비를 하였고, 한편 부안지역의 산업자원인 뽕과 문화자원인 내소사에서부터 새만금방조제, 군산지역의 월명공원에 이르기까지 학기 중 2번의 답사를 진행, 학생들이 비교적 새만금에 대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나름대로의 배려를 하였다.
강의와 답사가 끝나고 학생들에게 '새만금 문화 관광상품 기획'이라는 과제를 냈었는데 그 중에는 흥미 있는 내용이 많았었다. 어떤 학생은 새만금지역의 식물을 또 어떤 학생은 동물을 조사해 왔다. 물론 짧은 시간이어서 완성도는 떨어졌지만 보완하면 향후 새만금콘텐츠로서 충분히 가치 있는 내용들이었다. 그중 이번 강의를 들은 중국유학생 한명은 아주 의미 있는 문화 관광상품을 기획하였다.
새만금에 중국 명나라 때 세계최초의 세계 일주를 한, 중국의 해상영웅 '정화'와 그리고 동북아의 바다를 지배한 한국의 해상영웅 '장보고'의 동상을 함께 세워 "아시아 해상영웅"이라는 주제로 기념공간을 조성하여 새만금의 글로벌가치를 상징화하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큰 배를 두 척을 띠워 하나는 중국의 정화가 태어난 운남성 곤명지역의 음식과 문화를 상품화하고, 다른 배 한척은 장보고가 활동한 전남 완도지역의 음식과 문화를 마케팅하자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외에도 보고서에는 중국이 장보고 관광 상품을 통해 많은 관광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내용과 새만금지역에 중국관광객을 유인하는 수단으로써 '정화'라는 인물의 경제적 가치는 물론 아시아 최초로 국가의 경계를 뛰어넘는 '아시아의 해상영웅'이라는 공통주제를 통해, 서해로 연결된 한중의 아시아적 가치를 홍보하자는 공생의 글로벌문화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보고서를 접하고 필자는 가슴이 뛰었다. 새만금은 이미 중국인에 의해 글로벌 감각으로 기획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새만금의 성공은 이러한 관심 있는 많은 국내외 인적자원들의 글로벌창의력을 모으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준비과정에 필자는 동북아에는 세계 최고의 구조물이 3개 존재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긴 성, 중국의 '만리장성이고', 둘째는 일본 본섬인 혼슈와 홋카이도를 연결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해저 터널, '세이칸 터널'이다. 셋째는 한국의 최초의 반도국립공원인 변산반도와 개항 111년이 된 항구도시 군산을 연결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바다사이의 길", 세계최장의 해중로(海中路), 바로 새만금방조제라는 사실이다. 동북아 공동마케팅의 아주 의미 있는 콘텐츠의 발견이었다.
새만금종합계획에 의하면 내부개발완료까지 앞으로 최소 20년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전북은 지금까지 20년 동안 만들어 온 방조제 하나만으로도 글로벌관광의 테마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새만금이 새로운 글로벌관광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새만금지역에 대한 일상을 뛰어넘는 창의적인 해석과 발상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황태규(우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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