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환(전북대 교수)
1992년 브라질의 리우에 전 세계 정치인과 환경 관련 단체들이 모여 세계적인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논의하고 이에 대처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수행하기 위한 민관협력기구인 지방의제를 만들 것을 결의하였다. 지방의제는 "생각은 세계적으로 행동은 지역적으로" 라는 구호 하에 각 지역에 만들어지는 조직으로 우리나라에서도 10여 년 전부터 도입되었다. 지방 의제가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유도하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는 지표 개발이다. 그 이유는 지표란 혈압이나 체온처럼 그 지역의 현황을 알려주고 비행기의 계기판처럼 지역이 나아갈 방향을 지시해 주는 것으로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중요한 받침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에 지방의제가 도입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성공적으로 지표를 개발한 지역이 없는 실정이다. 그 이유는 지표 작업에 가장 중요한 지역 주민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가 매우 힘들었기 때문이다. 최근 전주의제는 국내 최초로 시민단체, 행정, 교육청, 관공서 및 여러 공공기관 등이 자발적으로 함께 참여한 시민 주도형 민관 공동 지표를 성공적으로 제시하고 평가하였다. 전주의제는 지난 3년간 61개 단체 및 기관, 386여명 시민의 자발적 참여하에 지표 사업을 위하여 6개의 분과를 만들고 각 분과 목표로 더불어사는 전주 (사회복지분과), 살맛나는 전주 (경제 분과), 아이키우기 좋은 전주 (교육 분과), 맑고 푸른 전주(생태와 환경 분과), 걷고 싶은 전주 (자원과 에너지 분과)를 선정하였고 이들 목표에 적합한 지표를 선정하고 평가하였다.
지표 평가를 통해 나타난 전주가 지향해야할 발전 방향은 산업화 도시 보다는 녹색 생태-문화 도시이며 이를 통해 전주시민의 삶의 질을 전국 최고로 끌어올리면서 이를 이용한 전주 경제의 활성화를 추진하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경제 자립도 및 안정적 일자리 등으로 살펴 본 전주시의 경제 상황은 지속적으로 향상되고는 있으나 아직도 나쁜 상태였으며 20대 전주인구의 유출도 계속되고 있다. 이는 산업화에 기초하여 전주의 경제를 빠른 시간 내에 향상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 반면 전주 시는 아직도 적지 않은 생태길과 소류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을 성공적으로 생태 하천으로 전환된 전주천 및 삼천과 연계하면 전주 시는 타 시도에 비해 녹색 생태도시로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한옥마을 관광객 수가 2009년에 약 280만 명으로 급증하고 있어 한옥마을과 생태길 그리고 전주의 맛이 연결된 관광코스를 개발 할 경우 전주의 경제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예로 관광객 1000만 시대를 열고 이들이 2-3일 체류하여 1인당 10만 원 이상을 지불할 경우 관광수입이 1조 원 이상이 되며 그에 따른 여러 산업이 발달하여 전주 경제가 빠른 시기 내에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앞으로 이러한 전주의 특색을 살려 전주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면서 동시에 전주 재정 자립도를 증가시키는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이 제시되어야 한다. 하지만 전주 시민의 전기 사용량 및 쓰레기 배출량의 증가와 자가용의 주 교통수단으로의 사용 그리고 각 가정으로부터 년 간 잣나무 1,423그루를 심어야 제거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양의 CO2 방출 등은 녹색 생태-문화 도시로의 전환에 걸림돌이 되고 있어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오창환(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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