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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정읍, '소나무의 날'을 선점하라 - 황태규

황태규(우석대 교수)

지난 6월, 정읍시에서는 <소나무산업 육성을 위한 세미나> 라는 특별한 주제의 세미나를 개최했다. 발제내용에 따르면 소나무와 관련된 시장 중, 조경수시장은 연간 3,461억 원(실거래금액 5천 억 원 정도로 추정)규모이고, 정읍은 전체시장의 약 40%(1,445억)를 차지한다고 한다. 특히 새만금이라는 거대한 땅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지역에서는 조경수시장에 대한 기대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는 새로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얼마 전 지역전문가그룹과 함께 정이품송으로 유명한 충북의 모지자체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 때 필자는 산업으로서 소나무 가치에 대해 언급한 기억이 있다. 그래서인지 정읍의 '소나무 산업'은 필자에게도 새로운 의미가 있다. 우리는 예로부터 소나무를 남달리 예우해왔다. 고려는 송도에 도읍을 정했고, 조선시대에는 소나무만큼은 함부로 벌목할 수 없게 관리하는 특별한 제도를 운영해 왔고, 지금도 우리는 소나무를 제선충 으로 부터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 특히 여러 명사들이 <소나무 국목(國木)추진협의회> 라는 모임을 만들어 10년이 넘게 운영하고 있고, 몇몇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소나무를 국목으로 지정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그만큼 소나무는 우리민족에게는 상징적 의미가 있는 나무이다.

 

이런 상징성 외에도 우리는 오래 전부터 소나무를 실생활에 응용하여 사용해 왔다. 한옥을 짓는 건축 재료로 가장 선호하는 나무였고, 송하백일주, 송편의 재료로 우리 곁을 함께 해왔다. 또한 황토방에 소나무가지를 놓아 병의 치료를 도왔던 전통적 방법은 아로마 요법의 효시이기도 하다. 이처럼 산업적인 측면에서 볼 때, 소나무는 나무 자체를 상품화하는 조경수산업에서부터, 주류, 식품 등의 제조업은 물론 문화콘텐츠사업과 관광서비스산업에 이르기까지 알찬 클러스터를 만들 수 있는 아주 소중한 지역의 산업자산임이 분명하다.

 

그래서 정읍은 단순히 조경수로서의 산업적 가치에 머물러 만족하면 안 된다. <소나무문화 도시> 로 만드는 작업을 함께 진행시켜, 소나무산업을 전북의 새로운 녹색성장산업의 하나로 특별히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소나무의 날(pine tree day)'을 지정하자고 제안한다. 정읍이 소나무산업을 선점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서둘러야할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날을 바로 전국 유일의 <정읍 소나무박람회> 가 시작되는 날로 정하자. 행사는 먼저 지역소득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한국 최대 규모의 소나무조경수 유통시장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그 다음으로 소나무식품, 소나무요리 등 각 부문별 산업에 대한 시상은 물론 소나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신 분들에 대한 '국목 소나무대상(大賞)'도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국의 소나무 사진전> , <한국의 소나무 그림전> , <세계 소나무 음악전> 등 문화콘텐츠산업까지도 확장해야 할 것이다.

 

정읍은 이미 단풍나무를 통해 나무도시로서의 성가를 높였다. 그런 나무도시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마음을 대표하는 나무, 우리가 닮고 싶은 나무, 우리가 먹을 수 있는 나무, 즉 소나무문화와 소나무산업의 메카로서 정읍의 역할을 기대해본다. 가장 한국적인 전통 테마를 지향하는 전북이기에, 가장 한국적인 나무인 소나무산업을 선점한, 정읍의 새로운 시작은 한 스타일을 완성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황태규(우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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