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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 "이런 물난리는 60평생 처음…"

수마 덮친 익산 여산 일대…200mm 장대비, 곳곳 쑥대밭

13일 부터 내린 폭으로 익산시 여산면 제남리 다리가 무너져 있다. (desk@jjan.kr)

주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집중 폭우로 도내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완주 지역에서 산사태로 1명이 숨졌고, 농경지침수와 하천의 범람, 주택 파손, 도로 유실 등의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13일 저녁부터 3일간 200㎜가 넘는 기록적인 비가 내린 익산 북동부지역의 피해가 컸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는 말이 실감나네요. 어찌나 놀랐던지. 새벽에 밀려든 물과 토사때문에 겨우 창문을 통해 빠져 나올 수 있었어요."

 

순식간의 물폭탄으로 집과 상가가 모두 물에 잠겨 망연자실한 익산시 여산면 제남리 조석준 이장. 그는 60평생 이런 물난리를 겪기는 처음이라고 했다.

 

14일 새벽 갑자기 빗물과 토사가 한꺼번에 밀려들면서 말 그대로 '한바탕 물난리'를 치렀던 여산시장 주변 일대는 아비규환을 방불케 했다.

 

날이 어두운데다 전기마저 끊기면서 양수기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급격히 불어난 물길을 마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주민들은 긴박한 상황을 전하며 고개를 저었다.

 

손 쓸 겨를 없이 급격히 물이 차오르던 이날 새벽 3시 급히 대피하라는 마을 이장의 방송에 차오른 물길을 피해 서둘러 주택 옥상으로 몸을 피신한 주민에서부터 평생을 살아오던 집이 하루아침에 물에 잠겨 졸지에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되어 아들집으로 임시 피신한 할아버지 등에 이르기까지 한바탕 물난리를 치른 여산면 일대는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참혹했다.

 

주인을 잃고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는 옷가지를 비롯 각종 생활용품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여산파출소앞과 제남리사이에 있는 교량 배다리 인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물에 잠겨 쓸모없는 고철덩어리로 변해버린 전자제품과 옷가지 등 온갖 잡동사니들은 물에 흠뻑 젖어 모두 쓰레기로 변해버렸다.

 

졸지에 생활 터전과 가전제품들을 잃은 주민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재사용할수 있는 물건 챙기기에 나섰으나 하나같이 물에 흠뻑 젖어 도저히 사용할 수 없게 됨을 보고 그저 한숨만 내쉴 뿐이다.

 

가슴높이까지 차올랐던 물난리를 겪은 여산시장 주변 일대도 이번 피해를 빠져나갈 수 없었다.

 

여산면 여산리 김봉기씨(52)는 "새벽에 내린 폭우로 시장 일대가 물에 잠기면서 가재도구들이 쓸모없는 무용지물이 됐다"고 한숨을 쉬었다.

 

특히 여느 시골 마을과 같이 200m거리의 재래시장 양편에 농약상과 전파사, 화장품, 보일러가게 등 상가 50여채가 즐비하게 자리 잡고 있던 이 곳에서 상가 10여채는 완전 침수 피해를 당했고 나머지 상가들은 대부분 반침수 피해를 입었다.

 

여산 재래시장에서 3㎞가량 떨어진 제남리마을의 마포 자루 생산 공장인 대일실업도 이만저만이 아닌 피해를 입고 망연자실하고 있었다.

 

이 회사의 여문현 사장(62)은 "새벽에 내린 폭우로 공장 전체가 물에 잠기면서 재봉틀 등 공장 기계 대부분이 쓸모없는 고철덩어리가 됐고 수천장의 마대자루 역시 빗물에 떠내려갔다"면서 "연간 매출액이 20억원인데 현재로선 피해액을 가늠할 수조차 없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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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용 jangs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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