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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영의 아름다운 우리말] '보드마커'를 갈음한 '칠판펜'

장미영(전주대 교수)

'칠판펜'은'보드마커(board marker)'의 우리말 순화어이다.

 

세간에서는 보드마커로 통한다. 이에 국립국어원에서는 우리말 순화를 위해'칠판펜',' 깔끔펜',' 촉촉분필',' 칠판붓'을 후보로 내세워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50%의 지지를 얻은'칠판펜'이 보드마커를 갈음할 우리말로 결정되었다.

 

◆ 칠판펜, 분필의 진화

 

개학이다. 방학동안 느긋해진 몸과 마음을 추스러야 할 때다. 학생들의 웅성거리는 소리와 분필가루 터는 소리가 학교에 생기를 더한다. 요즘에는 분필 터는 기계 덕분에 분필 가루가 하얗게 날리는 학교 풍경을 상상하기 어렵다.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하는 이들을 가리켜 '분필 가루 먹는 사람들'이라고 지칭했던 말들도 이제는 구세대 전용의 옛말이 되었다.

 

옷에 묻은 분필가루를 털면서 수업을 하시는 선생님의 모습도 이제 추억이 됐다. 분필가루가 잔뜩 묻은 칠판지우개를 교실 앞문 위에 살짝 올려놨다가 교실로 들어선 선생님의 머리를 하얗게 만들어 놓던 신나는 교실 놀이도 조만간 사라질 것 같다. 앞으로는 수업 중에 조는 학생도 더 이상 선생님의 분필이 날아들 걱정 따위는 할 필요가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분필가루로 인한 유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일선 학교에서는 하얀 가루가 날리는 분필을 칠판펜으로 교체하고 있다. '칠판펜'은 인체에 해로운 분필가루가 없다. 어디 그 뿐인가. '칠판펜'은 분필보다 쓰고 지우기가 훨씬 더 편리하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학교는 물론 실험실과 사무실 등 다양한 곳에서 '칠판펜'이 분필보다 크게 선호되고 있다. 물론 아직도 분필이 중요한 필기도구의 지위를 가지고 있지만, '칠판펜'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를 무시하기 어렵다.

 

/ 장미영(전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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