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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포스트 새만금'을 향한 도전과 창의

원도연(전북발전연구원장)

지난달 전남에서 열린 영암의 F1그랑프리 때문에 우리 연구원은 다들 속이 복잡했다. 말로만 듣던 F1 자체가 워낙 흥미로웠고, 예상을 뛰어넘은 열기에 놀람과 부러움과 시샘이 어지럽게 오갔다. 물론 F1 대회가 끝나고 나서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고, 대회의 성공을 선언하기에는 너무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더구나 지금 F1 대회에 대한 평가가 진행중인 마당에 이 대회가 꼭 성공이냐 아니냐를 갑론을박하는 것은 별로 적절치 않아 보인다.

 

그러나 F1 대회를 통해서 우리가 받았던 자극과 도전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었다. 가장 먼저 한국에서도 이런 고급 스포츠가 대중적으로 통하기 시작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수많은 문제와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행사를 끝까지 밀어부친 전남의 힘도 인상적이었다.

 

또 지난달 충남의 공주에서 열린 대백제전도 나름대로 탄탄한 성공을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행사 기간에 370만명이 다녀갔고 경제적 파급효과는 1천2백억원에 이른다고 자체평가를 제출했다. 이런 외형상의 평가에 못지않게 충남이 조용하고 은근하게 모든 역량을 모아 세계대백제전을 성원하고 밀어부치는 과정도 인상적이었다.

 

우리와 이웃한 광역도들의 도전과 분투를 보면서 느꼈던 것은 이제 전라북도도 새로운 메시지와 전략이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들만의 F1이나 대백제전을 당장에 새로 만들거나 기획하자는 것은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새만금에 대한 새로운 메시지 전략이다. 이제 새만금은 내부개발의 단계에 들어서서 개발의 방향과 비전이 제시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목표와 타켓전략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세계경제자유지역과 녹색성장이라는 비전을 구체화하고 실현할 수 있는 전략이 제시되어야 한다.

 

말하자면 '포스트 새만금'은 새만금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새만금 안에 있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새만금의 엄청난 잠재력으로부터 전북의 21세기적 비전이 나와야 한다는 점은 동의하고 있다. 새만금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창의성과 도전정신이다.

 

그러나 창의성과 도전정신이라는 말은 실제로 참 어려운 말이다. 창조와 도전이라는 말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그 이면에 있는 위험과 혼란을 감수할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말하자면 F1은 한국의 관광레저산업에 창의적인 도전이었지만, 그 도전의 이면에 수많은 위험과 혼란이 따라붙은 것과 같다. 그렇다면 선택해야 한다. 도전과 창의를 택할 것인가 아니면 안정적이고 소소한 변화를 선택할 것인가.

 

전라북도로 말하자면, 사실 안정적인 변화를 선택해온 셈이다. 옛날 일을 들춰서 미안하지만 호남선을 포기하고나서 불과 수년 뒤에 발등을 찍었던 전주의 역사가 그랬다. 하지만, 더 많은 가슴 아픈 사연들은 일일이 들춰내지 말기로 하자.

 

지금 우리에게 분명한 것은 앞으로 몇 년간의 전략적인 선택이 몇십년 후에 후배들에게 가슴 아픈 사연으로 남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제 전북과 새만금이 새로운 도전과 창의성의 실험대에 섰다는 것이다. 어떤 카드가 나올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최근 1~2년 사이에 전북땅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히 보인다. 그런 아이디어들이 새만금 안에서 구현될지 아니면 새만금의 바깥에서 만들어질지 아직은 잘 보이지 않는다. '포스트 새만금'은 그만큼 어렵고 무겁다.

 

그렇지만 F1과 대백제전 같은 사업들을 보면서 마냥 부러움할 수 만은 없다. 뭔가 전북의 미래를 위한 과감하고 담대한 제안들이 나와야 한다. 안으로는 성장동력산업들의 완성도를 높이고, 한편으로는 민생과 일자리 정책에 집중하면서도 전북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담론들이 나올 때가 되었다. 누구에게서 그런 담대한 비전이 나올지 알 수 없지만, 새로운 담론이 시작될 때 '안되는 이유' 1백 가지를 말하기 전에 우선 '될 수 있는 이유'를 단 한 가지라도 생각해보는 것이 도전의 시작이 될 것이다.

 

/ 원도연(전북발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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