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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세계 최고의 음식, 한식

정운천(한식재단 이사장·한나라당 최고위원)

세계에는 민족 만큼이나 다양한 음식이 존재한다. 생활환경이나 여건에 따라 식생활 또한 다르기 때문이다. 극지방에 사는 에스키모인은 육류만으로 생활하고, 이와 반대로 채식만으로 살아가는 민족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음식은 어떤 것일까? 인간은 소화기관을 비롯해 턱 구조, 치아 구조 등 모든 신체구조가 초식동물에 가깝다. 이를 근거로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인간이 원시시대부터 채소와 과일을 주식으로 먹었으며 현재의 인체구조도 채식에 적합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음식과 질병과의 관계를 오랫동안 연구한 일본의 신야 히로미 박사는 채식 85%, 육식 15%가 이상적인 식사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채식과 육식의 비율에 가장 근접한 음식이 한식이다.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 속에서 자란 약성 강한 농산물과 천혜의 바다 속에서 생산된 수산물이 이상적으로 조화를 이룬 음식이 한식이다. 그 중에서도 발효식품은 지수화풍(地水火風)이 빚은 천일염을 기반으로 자연 속에서 발효시켜 만든 최고의 건강식품이다. 장기간의 숙성을 통해 우리 몸에 필요한 각종 유산균까지 함유한 살아 있는 미생물체다.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고 활동성이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식의 우수성은 이미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한식을, 영양을 고루 갖춘 모범식으로 소개했다. 세계적인 건강잡지 '헬스(Health)'도 김치를 세계 5대 건강음식으로 선정했다.

 

그런데도 등잔 밑이 어둡다고 정작 우리 국민들은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김치 고추장 된장 간장 젓갈 등의 발효식품을 멀리하고 라면 빵 햄버거 등의 서구 패스트푸드를 즐겨 찾고 있다.

 

이런 음식은 우리 몸의 신체구조와 맞지 않아 계속 먹으면 몸을 망가뜨리고 병들게 한다. 실제로 우리 아이들의 건강에도 적신호가 드리워졌다. 예전에 비해 체격은 좋아졌지만 체력은 떨어지고, 평균 수명은 늘어났지만 각종 생활습관병이 늘어나고 과체중과 비만이 심각해졌다. 조사에 의하면 초등학생의 3분의 1 이상이 과체중과 비만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더 심각한 것은 젊은이들의 생식기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의 50대 여성이 가임연령이었을 때 불임률은 5%도 되지 않았다. 현재 2,30대의 불임률은 20%에 가깝다. 다섯 가구 중 한 가구가 임신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아이를 갖지 못하는 젊은 부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몇 년 전 국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미있는 실험을 했다. 실험 대상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된장 고추장 김치 등 채식 중심의 한식을, 다른 그룹에는 햄버거 돈가스 피자 등 육류 중심의 양식을 먹이면서 생식기능의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한식 그룹에서는 정자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한 반면, 양식 그룹은 별 차이가 없었다. 성인병 예방에 미치는 영향도 마찬가지였다. 한식 그룹은 인슐린 분비량이 점점 줄어든 반면, 양식 그룹은 오히려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채식 중심의 발효식품이 생식기능과 성인병 예방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임상실험 결과로 입증된 것이다.

 

한식은 단지 우리 몸에만 적합한 신토불이 음식이 아니다. 세계 최고의 웰빙식품이자 다이어트 식품이다. 서양 각국에서도 사회문제로 대두된 비만과 성인병을 극복할 돌파구로 한식을 주목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50년전 밀가루 옥수수가루 원조를 받던 나라였다. 2차대전이후 143개 신생독립국가 중 가장 못사는 나라였다. 그러나 이제 유일하게 대한민국은 잘사는 나라가 되었고 원조받은 국가에서 원조국가가 되었다.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따라서 의식이 달라져야 한다 .품격도 높여야 한다 . 한식 세계화야 말로 여기에 걸맞는 일이 아니겠는가.

 

한식을 세계화하는 것은 우리의 정체성을 높이고 우리의 역사 문화 맛과 얼을 전세계에 알리는 일이고 세계인의 건강을 회복하고 증진시키는 길이다.

 

/ 정운천(한식재단 이사장·한나라당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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