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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영의 아름다운 우리말] '치킨게임' 보다 '끝장승부' 가 좋아

▲ 끝장승부

 

'끝장승부'는 '치킨게임'을 다듬은 우리말이다. '치킨게임(chicken game)'은 '어떠한 문제를 둘러싸고 대립하는 상황에서 서로가 양보 없이 극한까지 몰고 가는 상황'을 이르는 말이다.

 

영어의 '치킨(chicken)'은 '닭', '병아리'라는 뜻이지만 '겁쟁이'라는 의미의 은어로도 쓰인다. 이는 병아리가 아주 작은 소리에도 놀라서 어미닭에게로 달려가 품속에 숨어 버리는 습성을 가졌다는 데에 빗댄 말이다.

 

▲ 이유 없는 반항

 

1955년 미국에서는 제임스 딘(James Dean) 주연의 <이유 없는 반항(rebel without a cause)> 이라는 영화가 50년대의 미국 청년들을 상징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 영화에 등장한 자동차 게임은 당시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놀이의 이름인데, 한밤 중에 도로의 양쪽에서 두 명의 경쟁자가 자신의 차를 몰고 서로 상대방을 향해 정면으로 돌진하다가 차량이 정면충돌하는 것을 겁내 충돌 직전에 먼저 운전대를 꺾는 사람이 지는 경기였다.

 

핸들을 먼저 꺾은 사람은 겁쟁이, 즉 치킨으로 몰려 동료들 사이에서 명예롭지 못한 사람으로 취급 받는다. 그런데 어느 한 쪽도 핸들을 꺾지 않을 경우에는 충돌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양쪽 모두 자멸하게 된다. 이처럼 어느 한쪽도 양보하지 않고 극단적으로 치닫는 게임이 바로 치킨 게임이다.

 

▲ 극심한 상호 대결

 

'치킨게임(chicken game)'이라는 용어는 냉전 시대(1950~1980년대)에 미국과 소련의 극심한 군비 경쟁을 비꼬는 말로 쓰이면서 국제 정치학 용어로도 인용되곤 했다. 오늘날에는 도박을 통한 상호 대결이나 노사 대립, 또는 국가적 위신이 걸린 국제 외교 분야나 정치권의 여당과 야당이 펼치는 극단적인 경쟁 상황을 가리킬 때에도, '서로 양보 없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용어가 사용된다.

 

▲ 이렇게 쓰세요

 

두 회사의 대결구도는 끝장승부 양상을 띠고 있다.

 

벼랑끝전술이란 끝장승부의 다른 말일 뿐이다.

 

끝장승부는 누구라 할 것 없이 모두 망가지는 무의미한 겨루기다.

 

/ 장미영(전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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