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태 우석대한방병원장
국가·기관·기업 등 조직이나 우리의 신체는 수많은 병에 시달리며 살아간다. 최근 물의가 된 모 정당의 돈봉투 사건도 병(病)으로부터 불거진 것이고, 우리가 앓는 많은 종류의 질병 또한 대부분 작은 병이 쌓이고 쌓여 큰 병이 된 경우가 많다.
사회적 병폐든 우리 신체의 질병이든 모두 초기 증상을 안일하게 대처했다가 '큰 코' 다친 것들이다.
위장병을 예로 들어보자. 만성위장병은 말 그대로 위장병이 오래되었다는 말이다. 위장에 처음 나타난 증상을 제때 치료하지 않았다거나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방치되었을 경우 고질적 병으로 이행되어서 만성위장병에 이르는 것이다.
만성위장병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자주 체함, 더부룩함, 속 쓰림, 신물이 남, 답답함 등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체했는데 급한 증상만 호전되었지 완벽하게 위장기능이 회복되지 않고 오래 지속이 된다면 다음에 체 했을 경우 치료는 더욱 어려워지고 힘들게 되는 것이다.
만성위장병은 한방에서는 담적증(痰積症)이라고 하는데 담(痰)이란 몸에 해로운 물질, 독소라든지 노폐물 같은 것들이 쌓여서 생기는 것을 말함이고 적(積)은 딱딱하게 굳어지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담적증이란 몸에 해로운 물질들과 위점막의 경결(硬結)등이 정상적인 위장기능을 방해하는 것이다. 위내시경을 하여도 이상은 없는데 본인은 불편함을 호소하는 것도 위점막의 경결은 내시경도 잡아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성위장병을 그대로 방치하면 위장기능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전신기능(만성두통, 무력증, 만성 피로 등)에도 영향을 주기에 되도록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특별히 이상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양방에서는 신경성위염이나 신경성위장질환이라고 해서 신경 쓰지 말고 맘 편하게 지내라고 하는데 이는 병을 더 악화시킬 수 도 있는 것이다.
물론 쉬는 것도 도움은 되지만 직접적인 치료가 병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사소한 일인 것처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는 일이 점점 더 커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방에서는 사상체질로 사람의 특성을 파악하는데 그중에 소음인인 경우가 다른 체질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소화기능이 약하므로 특히 소음인인 경우에는 각별히 조심해야 하며 음식물을 섭취할 때에도 신경을 쓰는 것이 더 큰 화를 막는 길이기도 하다.
사람에게 있어서 먹거리만큼 중요한 것이 없기에 먹거리는 생체활동을 돕는 일뿐 아니라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이런 일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인 위장이 탈이 나면 위장기능의 저하뿐 아니라 인체의 전반적인 상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성위장병뿐 아니라 모든 만성질환들이 초기증상에서 치료에 실패하였거나 증상이 오래 경과되어서 심화된 결과이기에 더욱 더 치료에 신경을 써야 되는 것이다.
만성위장병의 경우 소식을 하고 식사시간을 정확히 지킨다든가 의사의 정확한 진단 및 그에 따른 치료를 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만성위장병'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치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 사회 곳곳에는 '관계'라는 단어 아래 '허물'이 정당화돼왔다. 이런 지적이 많았지만 고비를 넘기면 그만인 경우가 숱했다.
그 결정체가 또다시 당대표 선거 돈봉투 살포사건, 국회의장 중도하차, 청와대 전 정무수석 사표 및 검찰 출석(15일)으로 나타나고 있다.
모든 만성질환은 전신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 국가를 살릴 의지가 있다면 '만성질환'이 일어나기 전에 부정부패의 싹을 잘라야 한다. 만성질환은 급성질환에 비해 심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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