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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보다 '영화헤살꾼'이 좋아요

△ 영화헤살꾼

 

'영화헤살꾼'은 '스포일러'를 다듬은 우리말이다. '스포일러(spoiler)'는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에게 영화의 주요한 내용, 특히 줄거리나 주요 장면, 결말 등을 미리 알려서 영화 보는 재미를 크게 떨어뜨리게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외래어다. 다듬은 말인 '영화헤살꾼'에서 '헤살'이란 '일을 짓궂게 훼방하는 짓'을 뜻한다. '헤살꾼'은 '남의 일에 짓궂게 훼방을 놓는 사람'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 망쳐 버리는 사람

 

'스포일러(spoiler)'는 '스포일(spoil)'에 접사 '어(-er)'가 결합한 말로, '망쳐 버리는 사람', '김빠지게 하는 기사' 등의 뜻으로 쓰이는 영어이다. 영화나 소설, 애니메이션 등은 다음 상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그 긴장감으로 재미가 강화된다. 따라서 작품의 내용을 미리 알게 해 주는 행위는 영화나 소설을 감상할 때 느끼는 재미를 떨어뜨리거나 흥을 깨뜨릴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관객이나 독자를 확보해야 하는 제작자에게 막대한 지장을 준다.

 

특히 영화의 경우는 마지막의 반전이 주는 짜릿함이 압권인 경우가 많다. <식스 센스 sixth sense, 1999> , <파이트 클럽 fight club, 1999> , <디 아더스 the others, 2001> , <아이덴티티 identity, 2009> 등 반전의 묘미를 즐길 수 있는 영화들은 영화 정보 기사나 영화 비평가를 본의 아니게 스포일러로 만들기 쉽다.

 

△ 역사 활용

 

최근에는 영화 관객이나 시청자를 '스포일러'로 상정하고 만드는 작품들도 생겨났다. 대개 현대사를 다룬 작품들이다. 예를 들면, 1946년 북한의 토지개혁을 결말로 삼는 역사 드라마는 사실적인 시대 재연으로 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한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정치 드라마나 1970년대 월남전을 다룬 전쟁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관객이나 시청자들은 이승만의 몰락과 박정희의 대통령 취임, 미국의 패전 등 결말을 이미 알고 있는 상황이다. 1976년 2월 박정희 대통령이 대마초 사범에 대해 최고형을 적용했던 결말을 아는 관객이라도 대마초를 피운 연예인 이야기는 흥미진진할 수 있다.

 

△ 이렇게 쓰세요

 

영화의 결말을 언급하면 영화헤살꾼으로 빈축을 산다.

 

영화헤살꾼을 달리 말하면 영화 내용 누설자다.

 

그 잡지의 영화 정보는 영화헤살꾼 수준이다. /전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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