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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무말랭이 볶음햇볕에 말려야 영양가 높고 단맛 강해

칼륨·섬유질·비타민C 풍부...부드럽고 쫀득해 입맛 돋궈

서울 청담동에서 팔도농산물 장터에 다녀왔다. 며칠 전부터 장터에 나갈 농산물들을 준비했다. 여러 농가들과 함께 준비한 농산물들은 가짓 수가 많다. 농부들이 정성스럽게 손질한 농산물이지만, 도시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정성을 다해 포장을 준비했다. 무말랭이는 가을무을 썰어 겨울내내 햇볕에 잘 말려진 상태였으나, 얼었다 녹았다 반복하며 말린 무말랭이 색깔은 곱지 않았다. 전국 팔도 장터라 농산물이 풍성했다. 시끌벅적하게 자기의 상품들을 판매할 준비를 하고, 지역에 특색있는 멘트를 강조하면서 세련되게 홍보도 잘하는 이들이 많았다. 우리는 가장 좋은 자리라고 하는 맨 앞자리에 자리를 깔았다.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과연 서울 소비자들에게 '간택'을 받을 수 있을까 했기 때문이다.

 

우리 팀은 뭐든 어설펐다. 일단, 상품을 포장할 포장박스가 마련되지 않았다. 그래서 나물들은 무지종이 봉투에 넣고, 나름대로 예쁘게 포장하기 위해 들기름병, 효소병은 한지 종이를 이용해 포장했다. 무말랭이는 비닐봉지에 쌓아 넣었다. "무말랭이가 왜 이렇게 거무스름 하냐"며 소비자들이 투덜거렸다. 심지어는 "썩었냐"고 물었다. 그 순간 '어쩌나' 하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얼마나 정성스럽게 말렸는데 '이런 소리를 들으며 팔아야 하나' 하는 서운함에 곧 눈물이 쏟아질것 같았기 때문이다. 겨울 햇볕이 잘드는 곳에서 정성스레 자연건조된 무말랭이를 몰라본다는 사실에 너무도 속상했다.

 

그래서 판매 전략을 바꿨다. 이제부터는 판매는 뒷전이다. 우리 농산물의 진정성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다. 농산물을 구경하는 소비자들에게 자연 건조와 기계 건조에 대해 설명을 했다. 농사 짓는 이야기며, 농사를 지어 판매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다음날 누군가가 뛰어왔다. 한 젊은 부부다. "시래기랑 무말랭이 전부 다 싸주세요." 했다. 전 날 한 봉지 사갔는데, "맛이 너무 좋았다"면서 시어머님이 몽땅 사오라고 하셨다는 것이다. 옆에 있던 소비자들도 덩달아 우리 상품을 구입하려고 관심을 갖는다. 한 봉지만 자기들에게 달라고 사정을 했지만 젊은 부부는 우리는 이 상품이 꼭 필요하다며 장바구니에 넣는다. 계산도 자기들이 먼저하고 돈을 건네준다. "그래, 진정성이 통했구나" 싶어 가슴이 벅차올랐다.

 

무는 건조기에 말린 것 보다 햇볕에 말린 게 더 영양가가 높다. 겨울에 말린 무말랭이는 단맛이 강해 밑반찬꺼리로 좋다. 육질이 단단하고 부드럽고 쫀득거려 입 맛 돋우는데 일품이다. 3일 동안 농산물 판매장터을 마치고 많은 공부를 했다. 투박한 농산물은 소비자들의 선호에 다소 느린 선택을 받는다. 그렇지만 몸에 약이 되는 농산물은 언젠가는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무에는 특히 칼륨 성분이 많은데, 말렸을 땐 더욱 그러하다. 변비에 좋고, 피를 맑게 하며, 세포 노화를 막아준다고 한다. 가래 제거에도 효과적이고, 소염 작용에도 한다고 한다. 현기증, 신진 대사에도 도움이 된다. 게다가 무에는 수분이 약 90%나 되고, 섬유질이 많은 데다 비타민C가 풍부하다. 또 마일라제와 같은 여러 효소가 있어 떡이나 밥을 지나치게 많이 먹어 탈이 났을경우 무즙을 내어 먹으면 소화가 잘된다. 바로 아밀라제 작용 때문이다.

 

 

[만드는 방법]

 

△ 재료 = 무말랭이, 고추가루, 고추장, 마늘, 간장, 조청, 파, 통깨, 들기름

 

① 무말랭이를 미지근한 물에 담근다.

 

② 말랑하게 퍼지면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뺀다.

 

③ 양념장을 만든다. (물 약간, 간장, 고추장, 고추가루, 조청, 마늘, 들기름을 넣는다)

 

④ 양념장에 무말랭이를 넣고 졸인다.

 

⑤ 대파를 송송 썰어 넣고 통깨를 넣어 마무리 한다.

 

'하늘모퉁이'발효식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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