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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열무김치 - 여름 별미, 열무 물국수로 시원하게

섬유질·비타민 A·C 풍부 식욕 증진·감기 예방 도움

어려운 환경에서도 일찍 일어난 새가 먹이를 찾는다고 했다. 이른 봄부터 날마다 농부들은 호미자루를 쥐고 자연으로 들어간다. 풀과의 전쟁인 것이다. 누가 이길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지만 칼 자루는 우리 할머니들이 쥐고 계신다. 어떤 농장에 가보니 이런 문구가 쓰여 있었다. "풀은 나의 친구"라고. 그렇지만 남원 상실마을 부지런한 우리 할매들께서는 밭에는 무조건 풀이 없애야 한다고 믿으신다.

 

점심 때가 되어서야 고삿길 감나무 아래에서 동네 사람들 얼굴을 볼 수 있다. 일산·서울·산동·남실 할매들께서 잠시 쉬는 시간이다. 이야기의 가장 핵심적인 화제는 풀이다. 고추밭, 콩밭, 고사리밭, 감자밭 할 것 없이 세상에 있는 '오만가지' 풀들이 난다고 하신다. 산동할머니께서 "밭에만 풀이 나간디, 논두렁은 어쩌고"하시며 한숨을 쉬신다. 남실할머니께서는 "에고, 나는 풀 못 메 하시며 풀이 친구 하자고 하네"하신다. 서울할머니께서 단호한 결정을 내리신다. "논두렁 밭두렁에는 풀약을 해야제 풀을 절대로 못 이겨"하신다.

 

남실 할매는 "고사리값이 얼마나 하느냐"고 물으신다. 서울 할매가 "시장에 나갈 시간이 어디 있어" 하시며 작년에 받던 금으로 하면 되겠지 하고 말씀하신다. 이제 우리 동네 고사리값이 정해졌다. 산동 할매도 "산나물은 얼마를 받어야 혀"하며 또 물으신다. "몰라" 하시며 한참동안 계시더니 "작년 금으로 하면 될 성 싶은디"하고 나물값도 결정을 내리셨다. 우리 동네 나물값은 고삿길 감나무 아래에서 결정이 되었다. 일산할머니께서 "그럼 내일은 서울에 고사리 붙여주고 금을 받아야 쓰겄네" 하신다. 참 쉽게 결정되었다.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시기 보다는 오랫동안 거래해온 고객들과의 신뢰를 쌓았기에 섣불리 가격을 올리지 못한다고 하신다.

 

부녀회장님께서 열무 한 단을 들고 내려오신다. 밭일을 하고 오신 모양이 시다. "요즘 비가 내리지 않아 열무들이 말라 죽것네" 하신다. 봄 철 열무는 비가 자주 내려야 연하고 빨리 자란다. "열무밭에 열무는 자라지 않고 풀들만 무성하게 자란다며, 비가 와야 할 텐데 걱정이네" 하신다. "오늘 점심은 열무 물국수 먹읍시다." 부녀회장님은 모처럼 회관 마이크를 잡으셨다. 동네 어르신들께서는 부녀회장 집으로 국수 드시게 오시라는 내용이다.

 

열무는 잎이 연하고 맛있어서, 뿌리인 무보다 잎을 이용하는 채소로 잎이 열량이 적고 섬유질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비타민 A와 비타민 C가 풍부하고 인체에 꼭 필요한 필수 무기질이 알맞게 들어있다. 또한 혈액 산성화를 방지하고, 식욕을 증진시키며, 만복감(배가 부른 느낌)을 주는 채소이다. 비타민 A는 점막을 튼튼하게 함으로써 시력저하 방지에 도움이 되며, 피부와 모발 건강을 유지시켜 준다고 한다. 비타민 C는 피부의 탄력을 유지하고 바이러스나 세균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 감기나 감염증을 예방하는 데 필요한 영양소라고 한다.

 

가스렌지에 물을 올려 놓고, 고추에 밥을 많이 넣고 갈아서 열무를 버무렸다. "참 빠르다. 젊은 사람들이 뚝딱뚝딱 거리더니 열무물국수가 빨리도 나왔네" 하시며 좋아 하시는 모습이 마치 어린 애들 같다. 바쁜 농사철이라 동네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 어렵다.

 

[만드는 방법]

 

△재료 = 열무, 고추, 마늘, 양파, 밥, 새우젓, 소금

 

① 열무를 깨끗하게 다듬어 소금에 살짝 절인다.

 

② 마른고추를 불려 반으로 자르고, 양파, 새우젓, 밥을 넣고 믹서기에 간다.

 

③ 살짝 절여진 열무를 흐르는 물에 씻어 버무릴 그릇에 건져 놓는다.

 

(물이 너무 많이 빠지면 줄기가 질겨진다)

 

④ 버무릴 양념을 만든다.(믹서기에 간 양념)

 

⑤ 열무, 양념을 넣고 버무려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하늘모퉁이'발효식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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