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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완두콩 볶음 - 6월 제철…묵은 쌀도 밥맛 좋게

고혈압·골다공증·탈모 예방 필수 아미노산·비타민 보완

 

작은 창문사이로 만행산 자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창문너머 들어오는 풍경이 마치 옛날 달력에 등장하는 시골풍경이다. 산안개가 낀 새벽녘, 고요한 산새소리가 옆집 흰둥이 '메리'를 깨운다. 남원 상신마을에는 대문이 없다. 우리집은 들어오는 입구에 종을 매달아 놓았다. 이른 새벽인데 종소리가 들린다. 얼른 나가보니 산동할머니께서 완두콩 한 바구니를 내미신다. "애들이랑 밥에 놓아 먹어." 어제 산동 할머니께서는 늦은 시간에 들깨밭에서 퇴근을 하셨다. 고단한 하루였을 것이다. 고사리·콩·들깨밭이 풀 한 포기 없이 반질반질하다. 할머니의 호미가 만든 마술인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마술은 오래 가지 못한다. 며칠 뒤면 풀들은 "안녕하세요"인사하며 올라올 것이다.

 

농작물은 농부의 모습을 닮는다. 콩알이 작고 단단하니 윤기가 흐른다. 정말 할머니를 꼭 닮은 완두콩이다. 고작골에 심어 둔 완두콩밭에는 멧돼지가 침범하지 못했다. 현명한 할머니께서는 반짝이는 줄을 사방으로 쳐 놓으셨기 때문이다. 아침에 밭일을 하고 잠깐 느티나무 그늘 아래 모였다. 서울 할머니께서는 지알밭골에 돈부콩을 심었는데, 멧돼지가 내려와 곧 수확할 콩밭을 갈아 엎었다 멧돼지를 흉 보신다. 상신마을 할머니들은 합창이라도 하듯 "그 놈의 멧돼지 때문에 농작물 수확을 하지 못하겠다며" 원망하듯 푸념을 하신다. 그러다보니 오늘의 화제는 멧돼지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별별 방법을 동원해 이야기 했지만 아직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했다.

 

완두콩, 돈부콩은 왜 6월에 나올까. 작년 가을에 추수한 벼는 6월쯤 되면 묵은 냄새가 나고 윤기가 없어진다. 대부분 이맘 때 밥맛이 없어지고 쌀 소비가 줄어든다. 그 대안으로 완두콩이나, 돈부콩을 밥에 넣어 먹으면 밥이 윤기도 나고 콩이 밥맛도 좋게 하며 영양도 풍부하게 해준다. 물론 쌀의 묵은 냄새도 없애준다. 이렇게 24절기에 나오는 제철음식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하고 음식맛을 더 좋게 보완해준다.

 

우리 음식이 서양음식과 크게 다른 점은 같은 음식재료더라도 계절마다 조리법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제철에 나오는 음식재료의 영양분을 그대로 먹을 수 있다. 그렇지만 제철이 지나 데쳐서 말리면 영양분이 파괴된다. 그래서 제철이 지난 재료를 가지고 요리할 때에는 색다른 양념을 넣어 파괴된 영양분을 보충하는 것이다. 그래서 된장, 고추장, 들깨, 참깨, 발효식초, 산야초 효소 등 주부들은 여러 가지 양념들을 사계절 내내 준비를 해둔다. 산동할머니께서 주신 완두콩으로 맛난 밥도 짓고, 완두콩 볶음도 준비해봤다. 우리 얘들은 완두콩을 냄비에 감자랑 함께 쩌서 먹는 것이 제일 맛있다고들 한다. 할머니께서 주신 완두콩은 오늘 반만 사용하고 반은 냉동실에 넣어 뒀다가 갑작스레 찾아온 손님들을 대접해야겠다.

 

완두콩은 식물성 섬유질과 단백질 불포화 지방이 있어 고혈압을 예방한다. 콩에 있는 레시틴 성분은 뇌기능을 향상시키며 골다공증·탈모에도 좋다고 한다. 특히 칼슘을 흡수해 우유와 함께 먹으면 성장기 아이들의 발육에도 도움이 된다.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우리에게 완두콩이 필수 아미노산·비타민으로 보완 작용을 한다. 어린이들의 습관성 설사나 노인층의 설사에도 완두콩은 소화작용을 촉진해 주므로 대변을 굳게 해주는 효과가 있어 설사를 멈추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만드는 방법]

 

△재료 = 완두콩, 맛간장, 쌀조청, 고추장, 마늘, 들기름

 

① 완두콩을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뺀다.

 

② 들기름을 넣고 고추장을 볶는다.

 

③ 양념에맛간장, 마늘, 조청을 넣고 양념을 만든다.

 

④ 양념에 완두콩을 넣고 알맞게 졸인다.

 

⑤ 고추장이 들어간 양념은 특별한 맛을 낸다.

 

/'하늘모퉁이' 발효식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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