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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구증구포 미숫가루 - 곡물 가득 든든한 다이어트 식품

아침밥 대용으로 거뜬 칼로리 적고 소화 잘돼

 

'농업은 생명'이라는 표어가 있다. 이 표어를 볼 때 마다 가슴이 뭉클해진다. 의학과 농업은 생명을 살리는 중요한 산업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농업인은 단지 돈을 벌기 위해 농사를 짓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크다. 많은 농가들은 유기 농업으로 전환하여 몸에 좋은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가공하기 위한 힘을 쏟는다.

 

어제는 시골농장에서 조·팥·쥐눈이콩 등을 심었다. 논농사 보다 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가격이 더 좋다. 그래서 논두렁에 콩도 심고, 하천에 얼마 되지 않은 자투리 땅에도 옥수수도 심었다. 장시간 밭일을 하다 보니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집에 돌아와 찬물을 벌컥벌컥 들이켰지만, 갈증은 해소가 되질 않았다.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수분이 요구된다. 이번 여름은 미숫가루를 만들어 밭일할 때 새참으로 마시면 좋다. 아침을 거르는 학생들에게도 아침밥 대용으로도 좋을 것이다.

 

미숫가루는 여름철 더위를 식혀주는 음료이기도 하지만, 요즘은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소화가 잘 되고 칼로리는 적으면서 쉽게 포만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 미숫가루가 이렇게 살 빼는 음식으로 주목받는 데는 역사적 근거가 있다. 실학자 홍만선은 '산림경제'(山林經濟)에서 미숫가루는 한 번 많이 먹으면 일주일 동안 밥을 먹지 않아도 되고 두 번을 먹으면 49일을 굶어도 되며 세 번을 먹으면 100일 동안 배가 고프지 않고 네 번을 실컷 먹으면 영원히 밥을 안 먹어도 얼굴이 좋아지고 다시는 초췌해지지 않는다고 적었다.

 

지금은 다이어트 식품으로 유용하지만 예전에는 전쟁이 났을 때 가장 먼저 준비한 음식이 미숫가루이기도 했다. 각종 잡곡을 한데 모아 가루로 빻은 미숫가루는 한 주먹 정도면 한 끼 식사로 충분할 뿐만 아니라 물에 타 먹으면 양이 늘어나 포만감을 느낄 수 있고, 궂은 날씨에도 썩지 않아 장기간 보관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남원 상신마을 미숫가루는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농산물로 준비한다. 준비물은 찜솥, 채반, 명주 보자기, 바구니, 주걱 등이다. 농산물 재료마다 물에 불리는 시간도 각각 다르다. 재료의 성질을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중요한 대목은 9번 찌고, 9번 식히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작업하는 이의 손맛이 요구된다. 주부들은 대부분 복잡하고 어려운 음식을 만들기 보다는 시장에서 손쉽게 구입하려는 생각을 먼저 한다. 그렇지만 올 여름에는 맛 난 미숫가루 만들기에 도전해 보도록 하자.

 

남원 상신마을 할머니들께서는 도시에 살고 있는 자식들을 위해 올 여름에도 보리미숫가루며, 뽕잎미숫가루, 쑥미숫가루 등 골고루 만들려고 준비들을 하고 계신다. 밭일 하느라 바쁜 일정에도 자식을 위한 사랑이 깊어서인지 제철 마실거리를 미리미리 준비하신다. 서울 할머니도 다음 장날이면 미숫가루 빻으려고 시장에 나가실 모양이다.

 

 

[만드는 방법]

 

△미숫가루 만들기

 

재료 = 찹쌀현미, 흙미, 찰보리, 겉보리, 검정콩, 메주콩, 수수, 찰옥수수, 조, 팥, 율무, 쥐눈이콩

 

① 재료를 6회 정도 깨끗하게 씻는다.

 

② 재료의 성질에 따라 불리는 시간은 각각 다르다.

 

③ 찜 솥에 고슬고슬하게 밥처럼 찐다.

 

④ 재료의 성질이 각각 다르다. 그래서 각각 작업한다.

 

⑤ 찜 솥에서 찐후 재료의 열을 50% 정도 식힌 뒤 다시 찐다.

 

⑥ 찌는 과정과 식히는 과정이 9번 반복하여 완성한다.

 

⑦ 건조기에 완전히 말린다.

 

⑧ 건조된 재료를 법재한 후 성질에 맞게 가루로 만든다. 위 모든 과정을 두류실에서 직접하여 만든다.

 

'하늘모퉁이'발효식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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