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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감자전 노릇노릇 구수한 영양만점 간식

무기질 많아 혈액순환 도움 칼륨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

남원 운봉에서 감자농사를 짓는 젊은 농부 정은씨는 요즘 감자를 판매하지 못해 한숨만 푹푹 내쉬고 있다. 지난해에는 감자 수확이 없어 걱정을 했고, 올해는 수확량은 많은데 판매가 안 돼 또 다른 걱정을 하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님, 우리집 감자 맛보세요" 하며 감자를 보내오는 마음 씀씀이에 감동한다.

 

내가 할 수 있은 일은 무엇일까. 고민에 빠졌다. 인터넷 판매를 시도해보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컴퓨터를 켜고 초보 농사꾼 '정은씨 행복한 감자이야기'라고 제목을 정했다.

 

'지리산 해발 550m 고랭지 운봉에서 재배했습니다. 높은 고지에서 이슬을 먹고 자란 감자는 초보 농부의 손길에 날마다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무농약 자연농법으로 재배했구요, 물론 토양도 오염되지 않은 땅입니다. 농부는 행복한 마음으로 정성을 담았습니다. 전자레인지 조리보다는 감자전이나, 냄비에 삶아서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감자 맛에 만족하신다면 많은 입소문 부탁드립니다.'라고 올렸다. 처음 시도해본 일이라 이 또한 걱정스럽다. 이제 운명에 맡길 뿐이다.

 

오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처마밑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가 요란했다. 문턱에 앉아 앞산 산안개가 피어오르는 모습에 감동하고, 감자 때문에 속상했던 마음이 사라진다. 운봉 감자 맛을 볼 시간이다. 할머니들께서 모이셨다. 감자 한소쿠리를 내놓고 껍질을 벗긴다. 반은 감자전을 부치고, 반은 삶아서 먹어야지 마음먹었다.

 

감자 삶을 냄비에 물을 가득 부었더니, 산동 할머니께서 "감자를 삶을 때에는 물을 너무 많이 부으면 맛이 없어" 하시며 냄비속에 그릇을 엎고 감자를 넣으시며 물 조절을 하셨다. 맛나게 삶는 할머니의 지혜다.

 

이렇듯 감자는 수분이 약 80%, 탄수화물(주로 전분) 16~17%, 단백질 2%, 지방, 무기물 등으로 이뤄져 있다. 감자는 무기물이 풍부해 혈액 순환에도 좋아 건강을 약속하는 식품이다. 한국 사람들은 서구인에 비해 나트륨 섭취가 많은 편. 고혈압·뇌졸중 등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나트륨과 칼륨의 비가 일 대 일에 가까운 식사가 좋다고 한다. 감자에는 나트륨 12배의 칼륨이 있기 때문에 혈액을 약 알칼리성으로 유지하는데 좋은 음식이다. 또한, 감자는 채소이기도 해서 산성이 강한 고기류, 어패류, 유제품과 잘 어울려 영양의 균형을 맞춰주기도 한다.

 

감자에 양파, 청양고추 등을 송송 썰어 넣고 반죽을 했다. 반죽을 보시며 침이 꿀꺽하고 넘어간다고 야단이셨다. 들어오시던 부녀 회장님께서 "뭣 하는데, 이렇게 고소한 냄새가 풍겨" 라고 물으신다. 할매들은 "얼릉와, 맛난 것 하니께." 합창이라도 하듯 외치셨다.

 

드디어 노릇노릇한 감자전이 완성됐다. "운봉 감자 정말 맛나다"고 하시며 "누구네 감자냐"고 물으신다. "젊은 초보 농사꾼, 정은네 것이에요." 현재의 어려운 상황도 덧붙였다. "그럼 팔아야제, 힘들게 농사지었을 것인디." 하시며 남원 상신마을 할머니도 혀를 끌끌 차신다. 농부는 서로가 농사 잘 지어 좋은 가격으로 쳐주길 희망한다. 비가 내린 산골마을 사람들은 맛난 운봉 감자 덕에 영양 만점 간식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만드는 방법]

 

△재료 = 감자, 청양고추, 양파, 소금, 밀가루

 

① 감자를 깨끗하게 씻어 껍질을 벗긴다.

 

② 껍질을 벗긴 감자를 적당하게 썰어 믹서기에 간다.

 

③ 청양고추는 잘게 다지고, 양파는 어슷썰기를 한다.

 

④ 갈아진 감자에 양념을 넣고, 밀가루와 소금을 알맞게 넣어 반죽을 한다.

 

⑤ 이때 밀가루는 서로 엉겨 붙을 정도로만 약간 넣어야 한다.

 

⑥ 감자전은 얇게 노릇노릇 부쳐야 맛이 좋다. '하늘모퉁이'발효식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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