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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천년송 부부의 멋

남원 뱀사골 와운마을 천년된 노부부 소나무  열렬한 애정을 배우자

▲ 유 광 찬

 

전주교육대학교 총장

지리산 뱀사골 와운마을을 가기 위해 전주에서 국도로 남원을 향해 달리다 보면, 남원터널 근처 좌측 산자락의 아름다운 소나무 숲이 눈에 들어온다. 이 소나무 숲의 아름다움에 취해 이백면을 지나 운봉을 끼고 돌아, 산내를 거쳐 뱀사골을 향해 계곡을 따라 올라 가다보면, 달리는 차창가로 내다 보이는 계곡의 아름다움은 지리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향긋한 멋이다.

 

뱀사골 입구에서 와운 천년송이 있는 와운마을까지는 약 3㎞ 정도 되는데, 계곡을 따라 산책로를 잘 만들어 놓았으며, 중간쯤에는 출렁다리도 있어 재미가 있었다. 산책로를 따라 가면서 계곡물에 발도 담그니, 시원하다 못해 발이 시릴 정도였으며, 시원한 물로 세수를 하였더니, 머리까지 맑아지는 것 같았다. 아름다운 풍경을 핸드폰 카메라로 찍었으니, 그 영상은 이제 오랫동안 필자와 함께하는 지리산이 될 것이다. 그리고 노각·허어리·철쭉·때죽·서어·굴참·단풍나무 등이 즐비하며, 산다람쥐·매미·고추잠자리도 지리산의 멋을 돋구어 주며, 자연의 소리를 내면서 유유히 흐르는 맑고 맑은 청아한 자연수가 흐르는 뱀사골 계곡을 잊을 수가 없다.

 

와운마을에 도착하면, 하늘 아래 첫동네처럼 하늘과 맞다은 느낌을 주며, 시원함과 맑은 공기의 단맛과 아름다운 계곡물 소리에 흠뻑 취하게 된다.

 

마을 어귀에서부터 천년송이 있는 언덕까지는 나무계단으로 잘 다듬어져 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주위에서 다람쥐들이 여유롭게 노닐고 있으며, 매미는 세차게 노래를 부르고, 고추잠자리는 흥겹게 춤을 추며 필자를 반겼다.

 

언덕 남쪽에 위치한 천연기념물 제424호인 지리산의 천년송은 할머니 소나무라고 부르는데, 이로부터 20여m 남짓 떨어져 언덕 위쪽에 할아버지 소나무도 있다. 할머니 소나무는 높이가 대략 20여m에 이르며, 나무둘레는 6m, 사방으로 뻗은 가지의 폭은 18m 정도이다.

 

소나무 앞쪽에는 구름도 누워서 지나간다는 와운(臥雲) 마을이 있다. 와운마을 사람들은 이 소나무를 수호신으로 믿고, 매년 정월 초사흘에 나무에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뱀사골 상류 명선봉으로부터 뻗어 나온 산자락에 자리한 이 소나무는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있는 모습에서 장엄한 기품을 느낀다. 두터운 용비늘 모양의 나무껍질이 오랜 세월의 연륜을 말해 주고 있다.

 

특이한 것은 할머니 소나무와 할아버지 소나무가 마주보는 가지들이 더 푸르고 복스럽고 생기가 넘치는 것을 보면서, 천년 노부부의 열렬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할머니 소나무와 할아버지 소나무를 에워싼 산자락들은 이 두 부부의 멋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자신들을 낮추고 모든 초목들이 숨을 죽이고 있는 것 같다. 특히 할머니 소나무의 자태는 그 어느 나무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자태가 아름답고 장엄하기까지 하다.

 

할머니 소나무는 층층으로 뻗어 있는 가지가 마치 정교하게 쌓아 놓은 탑과 같다. 나무 아래쪽은 껍질이 두껍지만, 위로 올라 가면서 빠알간 속살을 드러내 보여 빠알간 적송 줄기와 푸른 소나무 잎이 조화를 이루어 산봉우리와 하늘이 조화를 이루어 한폭의 동양화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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