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년 동안 야권 잘 못한다면 계속 보수가 집권
민주주의 3.0연구소 준비위원
한편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를 보면 박 당선인의 직무수행에 대한 부정평가는 국민소통 미흡(23%), 인사를 잘못함(16%), 공약실천 미흡(9%), 인수위 구성 잘못(9%) 등 주로 소통분야에 집중돼 있다. 박 당선인이 국민과의 소통에 적극 나선다면 현재의 지지율은 다소 높아질 수 있다.
만약, 박 당선인이 일정정도 국정수행에 성공한다면 대한민국 정치 지도는 향후 크게 요동칠 수 있다. 야권 지지자들 일부에선 실패한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것도 충격이겠지만 박근혜 정부가 성공할 경우 보수정당이 장기간 지배할 수 있다는 암울한 시나리오가 최근 SNS 등에서 확산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50년간 장기 집권해온 일본 자민당은 한국 대선 직전 민주당에게 3년간 빼앗겼던 정권을 되찾아왔다. 일본 자민당은 창당 이후 정권을 빼앗긴 기간은 채 4년도 안 된다.
이같은 자민당의 장기집권 성공비결은 내각제와 중대선거구제라는 정치제도가 있긴 하지만 이는 부차적인 요인에 불과하다. 그보다는 안정적인 경제성장과 다양한 파벌의 존재와 대립이 더 크게 작용했다.
특히 일본 자민당의 다양한 파벌과 대립은 '유사정권교체'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한국에서 벌어진 대선 결과와도 비슷한 측면이 있다. 새누리당(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그동안 당내에서 극한적인 대립을 하더라도 탈당하거나 분당하지 않고 결과에 승복해왔다. 또 선거 때면 보수대연합을 통해 힘을 보태는 등 파벌을 안정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이번 대선 국면에서 '유사정권 교체'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실제 지난 대선에서 일부 유권자들은 박근혜 후보의 지지를 통해 이명박 정부를 심판한다는 정치적 의사를 표출했고, 이런 민심이 표심으로 작동했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렇다면 한국도 일본처럼 보수정권의 장기 집권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을까? 필자는 매우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견이다.
우선 한국과 같은 대통령제에선 박근혜 당선인이 일정기간 성공적인 국정 수행을 하더라도 청와대 밖의 정당과 측근 정치인들의 전횡을 통제하기가 구조적으로 어렵다. 지난 대선 때 측근들의 총선공천 비리처럼 측근비리가 결정적인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또 저성장으로 전환되는 세계경제의 흐름에서 박 당선인이 정책패러다임을 바꾸지 않는 한 경제민주화와 복지 정책에서 결국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국민과의 소통문제는 단순한 대통령의 태도나 직무스타일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정신 양상을 띠고 있어 박근혜 정부가 폐쇄적이고, 불통정부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결국 박근혜 당선인이 이끄는 보수정권은 장기집권보다는 10년을 주기로 한 정권 교체현상에 굴복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때로는 왼쪽으로, 때로는 오른쪽으로 왔다갔다는 하는 소위 '시계추 진동운동'이 우리나라 선거에서도 패턴화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권이 앞으로 5년 동안 정신 차리지 않는다면 보수정권이 장기집권 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 황 위원은 행정자치부 장관 정책보좌관, 군산 지방자치개혁연대 공동대표를 역임했으며 현재 (사)자치분권연구소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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